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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까지 5분 전
혼다 다카요시 지음, 양억관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내가 사랑했던 여자는 도대체 누구였을까? 그녀는 정말로 나를
사랑했던 것일까?”
정말 허무하고 아픈 질문인 것 같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은 나에게 참 특별한 존재가 된다.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처음엔 그 사람에 대해 잘 몰랐던 점들을 이제는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 사람을 자세히 알아가면서 알게 된 점을 좋아하게 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헤어질 땐 가끔 놀랄지도
모른다.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어느 순간 너무 낯설고 다른 사람 같은 느낌 때문에. 내가 사랑했던 그 사람은 도대체
누구였을까. 정말로 나를 사랑하긴 했을까. 이 책 <내일까지 5분 전>은 이런 아픈 질문이 시선을 끌어 읽게 된
책이다.
주인공은 6년 전 대학교에 입학해서 한 여자를 만났다. 그 여자의
이름은 미즈호, 그녀는 시계를 일부러 5분 늦게 맞춰두는 걸 좋아했다. 뭔가 이득 보는 느낌이 좋다나. 그러던 어느 날 교통사고로 미즈호가
죽었다. 그 후 무미건조한 연애를 하며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살아가던 주인공은 가끔 다니던 수영장에서 우연히 한 여자를 알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가스미. 일란성 쌍둥이이고 언니였다. 그녀와 함께하면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쌍둥이 여동생 유카리의 약혼자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여동생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여동생의 약혼자를 사랑했다. 그래도
그녀를 사랑했기에 남자는 그녀와 그럭저럭 만남을 유지했다. 그러다 그녀가 이제는 마음을 정리하고 싶다며 동생과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다녀오면 남자에게로 완전히 돌아오겠다고. 여동생과 떠난 그곳에서 사고로 가스미가 죽는다. 그 후 시간이 흐른 어느 날, 가스미의 쌍둥이
동생 유카리와 결혼한 남자가 찾아와 믿지 못할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내가 결혼한 여자, 유카리가 맞을까?
이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 둘의 위태로운 사랑을 영상으로 만난다면 어떤 느낌일까. 참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혼란스러운 미스터리 로맨스 소설이었다. 끝으로 갈수록
남자 주인공과 유카리와 결혼한 오자키 어깨 위의 있는 악마들이 내 어깨 위에도 올라타 있는 느낌이었다. 도대체 뭘까 나도 같이 혼란스러웠다.
결말은 내가 잘 이해를 못한 건지 뭐가 충격적인 결말인지는 모르겠다. 분명하지 않고 모호한 열린 결말인 것 같다. 나한테는 결말이
충격적이라기보다는 중반부부터 읽어가는 과정이 충격적이었다. 실체가 무엇일까? 한 사람이라는 그 존재를 규정하는 실체란 게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