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 반짝 리스트

우울할 때 반짝 리스트 - 엎드려 울고 싶을 때마다 내가 파고드는 것들
한수희 지음 / 웅진서가 / 2015년 7월

우울할 때 그 우울한 감정을 달래는 또는 없애는? 그런 방법들이 사람마다 다를 텐데 가끔 다른 사람들은 우울할 때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지곤 한다. 우울한 감정이 전혀 안 들게 해주는 방법이란 게 진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나에게 딱 맞는 그런 방법을 못 찾아서 그런 것 같다.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해도 우울한 감정이 조금씩은 있더라. 나의 경우 우울해지면 일단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 노력하고 그때그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걸 빨리 해버린다. 점점 더 깊게 우울해지는 걸 피하고 싶다. 근데 그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거라는 게 사실 별거 없다는 거. 주로 음악 들으며 무작정 걷거나(근데 이것도 날씨가 좋을 경우엔 도움이 되는데 비오거나 눈 오고 그런 날씨이면 도움 안 됨ㅋ) 책 읽다가 자거나 맛있는 거 먹거나 재밌는 영상이나 사진 찾아본다거나 사고 싶었던 걸 산다거나. 나한테 가장 효과 있는 건 책 읽다가 자는 거다. 도피 같기도 하지만 푹 자고 일어나면 확실히 머리가 개운해지고 우울한 기분이 사라질 때가 많다.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항상 날씨가 좋을 수는 없으니까 또 그건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방법이 나한테 맞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하지만 내 방법이 좀 뻔하고 별 거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가끔 들 때가 많아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 표지를 보니 저자가 엎드려 울고 싶을 때마다 파고든 것들을 담았다고 하던데 도대체 그게 뭘까? 혹시 그 중에 내가 몰랐던 근데 나한테 잘 맞을 수도 있는 방법이 있진 않을까? 궁금해서. 결론적으로 말해서 새로운 방법을 찾은 건 아니고. 그냥 다들 비슷한 것들을 느끼며 비슷한 방법으로 용기 내며 살아가고 있구나, 또 한 번 느끼게 됐고, 무엇보다 아 맞아 맞아. 나도 나도. 나도 그럴 때 있는데. 나도 그러는데. 대박. 비슷하다. 계속 이렇게 공감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종이에 계속 이 책에 소개된 책과 영화를 적어가면서. 참 읽는 동안 손이 바빴던 책이었다.

우울함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살면서 지금까지 우울했던 것 다 합친 것보다 더 우울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고 갖고 싶은 걸 갖지 못했을 때만 우울한 게 아니라 사실 왜 내가 우울한 건지 모르지만 우울할 때도 가끔 있지 않은가. 나만 그런가. 이 책을 읽고 많이 느꼈던 점은 역시 ‘조급해하는 건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 그리고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이다. 특히 기분이 좀 다운될 때일수록 큰 소리로 웃는 거 그게 안 되면 피식 한 번 웃으려 하는 거 그게 굉장히 큰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머를 놓치지 말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딱히 우울한 기분이 들지 않았을 때였다. 그냥 기분 좋았던 때였는데 재밌게 읽었다. 친구 만나서 신나게 수다 떨고 아, 다시 또 열심히 살아야지 다짐하는 그런 느낌? 나는 좋았다. 유쾌하고 재밌었다. 나중에 우울한 기분이 들 때 다시 한 번 펼쳐보고 싶다. 그때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