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떠났다 그리고 자유를 배웠다 - 짜릿한 자유를 찾아 떠난 여성 저널리스트의 한 달에 한 도시 살기 프로젝트!
마이케 빈네무트 지음, 배명자 옮김 / 북라이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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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독일의 유명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될 것인가’에 도전해 50만 유로 상금의 주인공이 된 사람이 있다. 바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이 책 <나는 떠났다 그리고 자유를 배웠다>의 저자 마이케 빈네무트. 우리나라에서도 ‘우리말 겨루기’나 ‘1대 100’ 보면 진행자가 출연자에게 우승하게 되면 상금으로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질문하곤 하는데, 독일에서도 퀴즈쇼에서 우승하기 전에 그녀에게 우승하게 되면 상금으로 무엇을 하겠냐는 질문을 했다. 그랬더니 그녀는 ‘한 달에 한 도시씩 총 열두 도시를 여행하겠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처음에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지? 싶었다. 보통 여행을 가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어느 나라에 가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기 마련인데 한 달에 한 도시씩 총 열두 도시를 여행하겠다고 대답했다는 게 예전부터 오래 생각을 해왔던 건지, 특별히 그렇게 구체적으로 계획세운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그녀는 그 퀴즈쇼에서 우승을 했고 상금을 받자 자신이 말했던 대로 실행하기로 결심한다. 안정된 일상을 버리고 1년 간 한 달에 한 도시씩 총 열두 도시를 여행하기로, 자신에게 완전한 자유를 선물하기로 한 것이다. 오, 진짜 멋진데? 왜 내가 다 설레지. 그녀의 계획은 이렇다. 매월 1일 새로운 도시에 도착해 마지막 날에 다음 도시로 떠나는 것. 1월 호주의 시드니를 시작으로 12월 쿠바의 아바나까지 총 열 두 도시를 여행한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여행하는 그녀의 모습을 나는 책을 읽으며 고스란히 따라갈 수 있었다.

단지 며칠 어떤 나라를 여행했다고 해서 그 나라를 다 느끼긴 힘들 것이다. 하지만 제자리로 돌아가서 해야 할 일도 있고 경제적인 이유도 있고 여러 이유로 우리는 짧은 여행을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가곤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활력이 생기고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닌가. 저자가 한 도시마다 한 달씩 머무르는 게 너무 부러웠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쨌든 단 며칠보다는 더 그 나라를 잘 느낄 수 있을 테니까. 또, 상금으로 즐기는 호화롭기만 한 여행이 아니라 그동안 궁금했던 도시들에서 경험한 것들과 만난 사람들 그리고 느꼈던 것들을 담고 있어서 좋았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여행 블로그를 시작했다는 것, 매체를 통해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주면서 생긴 에피소드들도 재밌었다.

다음 여행으로 넘어가기 전 그 도시에서 배운 열 가지를 정리해 놓았다는 점도 기억에 남는다. 저자가 이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건 퀴즈쇼 상금이었지만 그녀는 여행을 통해 굳이 퀴즈쇼의 상금이 없었더라도 이 여행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더 큰 문제는 미루는 것이라고. 나중에 시간 되면 가야지 하고 미루면 나중은 절대 오지 않는다고. 행복하려면 그것을 향해 발을 내디뎌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맞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또 뭐, 각자에겐 저마다의 사정이 다 있으니까. 퀴즈쇼에서 우승하거나 로또 당첨되지 않는 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자처럼 자신에게 완전한 자유를 주는 건 불가능하진 않아도 절대 쉽지는 않은 일이니까. 어쨌든 상상하기만 했던 일을 실행에 옮긴 한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대리만족했고 읽는 동안 진짜 재밌었다. 여행가고 싶은 마음을 누르느라 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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