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제자들 밀리언셀러 클럽 140
이노우에 유메히토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몇 달 전 메르스의 공포를 떠올리게 만든 책 <마법사의 제자들>을 읽었다. 일본의 이노우에 유메히토 작품인데 이 책에는 ‘용뇌염’이라는 신종 전염병이 등장한다. 메르스 사태를 겪었던 터라 앞부분부터 마치 책 속에 빨려 들어간 것 같은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다. 중간쯤 개인적으로는 약간 지루함이 느껴지긴 했는데 신선한 소재와 결말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일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용뇌염이라는 신종 전염병이 돌아 사망자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병원은 즉시 격리되었다. 치사율 100퍼센트에 가까운 치명적인 바이러스인 용뇌염으로 사망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가고 사람들은 공포에 빠진다. 주간지 기자인 나카야 교스케는 취재를 위해 격리된 병원으로 향하지만 당연히 출입이 불가능했다. 이대로 돌아갈 수 없어 주변을 배회하던 나카야 교스케는 오치아이 메구미라는 한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녀는 약혼자가 격리된 병원의 연구원인데 현재 연락이 두절 돼서 걱정 중이었다. 병원에 들어갈 방법이 없을까 같이 고민하던 중에 교스케는 이야기 도중 자주 기침을 하고 피부에 발진이 있는 메구미를 보면서 혹시 용뇌염에 감염된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고 바로 응급차를 불러 두 사람은 병원에 호송된다.

몇 주 후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어 용뇌염 사태는 진정된다. 하지만 초기 감염 환자 중 살아남은 사람은 단 세 명뿐이었다. 바로 교스케와 메구미 그리고 93세의 오키쓰 씨. 그런데 이상한 점은 용뇌염에 감염되었던 그들에게 이상한 후유증이 생겼다는 것이다. 교스케에게는 예지력, 메구미에게는 염력, 오키쓰 씨에게는 회춘이라는 기이한 후유증이 생겼다. 용뇌염에 감염되기 전에는 없었던 기이한 능력, 어떻게 생각하면 신기하고 좋아 보일지도 모르는 능력이지만 그들은 그것들을 얻는 대신 모든 것을 잃었다. 후유증에 대한 연구를 위해 병원에서 마련해 준 공간에서 지내며 자신들에게 생긴 능력을 컨트롤하는 법을 익히며 지내던 세 사람은 전염병을 전파시켰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매스컴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 한다. 원래대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어디서든 어떻게든 세상과 이어져 있고 싶다는, 세상과 이어져 있을 수만 있다면 구경거리가 되도 상관없다던 메구미의 말이 가슴 아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비극이 벌어지고 그들은 자신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아주 강력한, 초월적인 또 다른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거기에 우두머리 원숭이의 등장까지.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현실적인 상황에 초능력이라는 판타지적 요소가 합쳐져서 신선했고, 계속 다음 부분을 상상하면서 읽는 재미가 컸다. 근데 결말은 소설 속 인물들에게는 다행인 것 같으면서도 나에게는 좀 허무했다. 내가 작가였다면 어떤 결말을 쓸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딱히 좋은 결말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괜히 책장을 덮는데 아쉬운 느낌이랄까. 어떤 결말이 좋을지 상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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