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 7년 동안 50개국을 홀로 여행하며 깨달은 것들
카트린 지타 지음, 박성원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7월

이제 가끔 혼자 밥 먹고 혼자 영화보고 혼자 쇼핑하는 건 나에겐 익숙한 일인데, 혼자 여행하는 건 도저히 못하겠다. 매년 혼자 여행을 떠나볼까 생각은 하는데 진짜 한발 내딛기가 어려운 것 같다. 외로울 것 같아서 라기 보다는 뭐랄까 낯선 곳에서 밤에 혼자 잠을 자야한다는 게 겁이 난다. 혼자 여행하는 느낌은 어떨까 생각만 하고 있던 나에게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라는 책은 많은 궁금증을 풀어주었고 막 떠나고 싶게 만들었다.

저자 카트린 지타는 7년 동안 50개국을 홀로 여행하며 깨달은 것들을 이 책에 담았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혼자 여행하는 여행의 기술도 함께 소개한다. 7년간 250회 이상 비행기를 타고 1000번 이상 낯선 도시에서 밤을 보낸 저자. 와. 7년 동안 홀로 50개국을 여행한다?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데 저자는 시간이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었던 걸까?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혼자 여행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고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계속하게 만든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읽기 전부터 많이 궁금했다.

저자가 서른일곱이던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이 지난 6개월 동안 한 번도 소리 내어 웃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0년 간 기자로 일하며 남은 것은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일중독 증상, 관계 단절 그리고 이혼뿐이었던 것이다. 지쳐있었고 앞으로의 삶을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이 필요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길을 따를 건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어지러웠던 주변은 그녀의 몰입을 방해했다. 그래서 혼자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어서. 혼자 여행을 떠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자 여행의 장점으로 꼽는 것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저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책 곳곳에서 저자는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자기 자신에게 묻고 또 물으며 집중했다.

비슷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무언가 목표를 정하고 그것에 온 힘을 다해 매달리는 과정에서 슬럼프가 오고 방황하게 되는 경우. 일과 목표에 집중하느라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돌보지 못해서 힘들어지는 것이다. 앞이 캄캄하고 막힌 것 같은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자기만의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혼자 하는 여행이 그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 중 하나라고. 정말 그런 것 같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삶을 살고 있는데 그 삶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내가 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삶에서 위기가 왔을 때 자기만의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고 그 방법으로 혼자 여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기억해두어야겠다.

이 책을 읽고 혼자 하는 여행의 매력을 알게 됐다. 사람들이 불행해지는 가장 큰 이유가 잘못된 우선순위에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저자가 직접 혼자 여행을 떠나서 그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발견하고 우선순위를 다시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운 점이 너무 많다. 물론 저마다의 사정이 다 다르니 갑자기 직장을 그만두고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나고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자기 상황에 맞게 짧게라도 혼자 여행을 떠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가지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