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두고 읽는 니체

곁에 두고 읽는 니체 ㅣ 곁에 두고 읽는 시리즈 1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5년 7월

대학생 때 니체의 책을 읽다가 어려워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도 니체를 떠올리면 어렵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어서 따로 찾아 읽은 기억은 없다. 하지만 가끔 니체가 이야기했던 ‘아모르파티’에 대해 생각한다. ‘너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운명은 필연적으로 다가오는데 이에 굴복하고 체념할 것이 아니라, 긍정하고 자기 것으로 받아들여 사랑해야 인간 본래의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어려운 일이 내 앞에 닥쳤을 때 그 이야기는 내가 그 어려움을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힘을 주었었다. 이 책 <곁에 두고 읽는 니체>는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니체의 말을 엮었다고 해서 읽어보고 싶었다. 사이토 다카시의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를 크게 공감하며 읽었던 터라 저자가 사이토 다카시라는 점도 기대감을 높였다. 내 눈높이에 맞는 책이길 바라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니체의 사상을 잘 함축하고 있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중심으로 하면서 니체의 다른 저서들을 곁들이고, 저자 자신의 경험들을 결합해서 현대인의 삶에 니체의 사상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설명한 책으로, 총 5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를 얻는 법에서부터 진정한 친구의 조건, 고독의 힘, 교사의 진정한 역할 등등 광범위한 범위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평소에 궁금했던 것, 고민했던 것, 방황했던 많은 것들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향상심이 없으면 죽은 인간이다’라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무리하게 평등을 만들어내려 하는 것이 어떤 오류를 불러올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내 자신이 피곤하다며 향상심을 외면하고 살고 있진 않은지 반성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또 원기둥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난다. 그대는 원기둥의 모습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높으면 높을수록 가늘어지고 아름다워지지만, 그 내부는 더욱 굳세어져서 무엇이라도 짊어질 수 있게 된다는 원기둥. 이미지 트레이닝의 힘에 대해 생각해봤다.

이 책을 통해 평소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니체와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다. 저자가 말한 대로 니체의 철학은 단지 읽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니체의 가르침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것이 의미 있는 니체 활용법일 것이다. 나처럼 니체의 이론, 사상들이 어렵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크게 공감했던 몇 개의 이야기를 한 번 더 읽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실생활에 적용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