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달고 살아남기 - 제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65
최영희 지음 / 창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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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처럼 유쾌하고 <위저드 베이커리>만큼 강렬하다는 문장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된 책 <꽃 달고 살아남기>를 읽었다. 제 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고 주인공 열여덟 살 박진아의 요절복통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처음 표지를 봤을 때 피식 웃음이 났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읽는 순간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다 읽고 난 후엔 좀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매력적이었다. 이렇게 톡톡 튀는 사투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라니....

주인공 진아는 17년 전, 어린 아기였을 때 감진 마을에 버려졌다. 그 뒤로 일흔여섯 살 엄마 강분년 씨의 하나뿐인 업둥이 딸로서 감진 마을 노인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어느 덧 여고생이 된 진아는 지금은 도시로 나와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 방학을 맞아 고향 마을에 잠시 온 날, 진아는 우연히 마을 노인들의 수군거림을 듣게 된다. 그것은 바로 진아가 장터를 떠도는 미친 여자 ‘꽃년이’를 많이 닮았다는 것. 꽃년이가 진아의 친엄마인걸까? 그 무렵 중학교 동창인 신우가 찾아와 함께 떠나자고 하고, 진아는 신우에게 부탁한다. 꽃년이를 찾으러 함께 가달라고.

꽃년이를 찾으러 장터를 돌아다니는 진아에게 장터 상인들은 어디 아프냐는 둥, 병원을 가보라는 둥 이야기를 살짝 하는데 그 부분을 읽으면서도 나는 미처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진아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다니. 신우가 다른 사람 눈엔 안보이고 진아 눈에만 보인다니. 깜짝 놀랐다. 제목 ‘꽃 달고’의 의미가 이것이었던가. 또 한명의 개성 만점 캐릭터 진아의 친구 인애는 진아의 정신분열증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다. 인애와 진아는 이 문제에 대해 학교 물리 선생님과 상담을 하게 되고 진아는 평소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물리 선생님에게 위로받게 된다. 그러던 중 진아와 인애가 다니던 독서실 총무에게 인애가 성폭행을 당할 뻔한 사건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물리 선생님의 도움을 한 번 더 받게 되지만 또 그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등 일이 꼬여간다.

자신들에게 도움을 준 물리 선생님이 오히려 위기에 처하자 진아는 용기를 내서 자신의 출생 비밀부터 신우 이야기, 정신분열증 등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오해를 푼다. 그 후, 진아는 인애, 물리 선생님과 함께 꽃년이를 만나러 가기도 하고, 마지막엔 역시 인애, 물리 선생님과 진아의 눈에만 보이는 신우까지 이렇게 넷이 진짜 신우를 만나러 가기도 한다.

주인공 진아가 뚜벅뚜벅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앞으로 전진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읽다 보면 용기 있는 주인공 진아를 응원하게 된다. 또 주인공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의 등장은 이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데, 친구 엑스파일 마니아 인애와 오타쿠 물리 선생님이 그렇다. 진아, 인애, 물리 선생님의 우정은 정말 아름다웠고 감동적이었다. 단순히 웃길 거라고 생각했던 이 이야기에는 가슴 찡한 감동이 있었다.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머리에 꽃 단 스컬리 박진아! 너 진짜 멋있다 ~ 넌 잘 살아남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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