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즈번드 시크릿

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당신은 세 딸을 둔 엄마이다. 어느 날 다락방에서 우연히 당신은 한 통의 편지를 발견한다. 그 편지는 당신의 남편이 당신에게 보낸 편지인데 봉투 겉면엔 이렇게 쓰여 있다. ‘반드시 내가 죽은 뒤에 열어 볼 것’이라고. 무언가 어마어마한 비밀이 있을 것 같은 이 편지. 자, 당신이라면 이 편지를 열어볼 것인가? 열어보지 않을 것인가?

이 책 <허즈번드 시크릿>은 세 명의 화자에 의해 이야기가 진행된다. 먼저 남편의 비밀이 담긴 것 같은 편지를 눈앞에 두고 열어볼지 말지 고민하는 여자 세실리아, 자신의 딸 자니가 누군가에게 살해된 이후 수십 년을 범인을 원망하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레이첼, 최고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사촌동생과 자신의 남편이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된 테스, 이렇게 세 명의 시각에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솔직히 책을 펼치기 전에는 세 명의 화자에 의해 이야기가 진행되는 줄 몰랐고, 초반부에 남편의 비밀이 무엇인지 바로 공개될 줄 알았다. 저런 상황에서 나라면 궁금해서 바로 열어봤을 거라서 주인공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고 그 이후에 그게 어떤 비밀이었는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이렇게 전개되는 줄 알았는데 책을 펼쳐 읽어보니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화자들의 소개가 이어지고 일단 무엇보다 세실리아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 생각이 없어 보였다. 뭐지, 어쨌든 재미있으니 좀 더 읽어보자 싶어 열심히 읽었다. 세 명의 시점에서 진행된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편지가 공개되기 전까지 어렴풋이 짐작은 할 수 있었다. 남편의 비밀이 무엇인지. 그리고 드디어 231쪽에서!!!!!! 편지가 공개되는데 역시, 그거였군.

남편의 편지를 읽은 세실리아는 충격에 휩싸인다. 음, 예상은 했지만 나도 충격이었다. 자신과 세 딸에게는 너무나 다정하고 자상한 남편이자 아빠인데 지금까지 그 모습이 연기였단 말인가. 과거 한 순간의 실수라기엔 너무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내가 세실리아의 입장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진실을 말하면 분명 사랑하는 가족이 상처를 입을 것이고, 침묵한다면 미쳐버리고 말 것 같다. 세실리아뿐만 아니라 내가 레이첼이었다면, 내가 테스였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생각해보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앞부분의 이야기가 좀 산만하다고 느끼기도 했는데 책을 다 읽고 덮고 생각해보니 초반에 진행된 세세한 그 이야기들은 결국 마지막 부분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이 책은 후반부에서 빛을 발하는데 오우, 그 마지막 결말은 뭐랄까, 너무 안타까웠다. 나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결말이었다. 개인적으로 먼저 읽은 리안 모리아티의 <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를 부탁해>보다 이 책 <허즈번드 시크릿>이 더 재밌었다. 이 모든 일이 7일 간에 벌어지는 일이라니. 결말은 슬펐고, 마지막 에필로그는 정말 소름 돋았다. 요즘 이 책 읽는 사람들이 많던데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생각한다. 재밌는 소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