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날, 자꾸만 무뎌지는 나를 위해
강레오 지음 / 예담 / 2015년 6월
평점 :
<마스터 셰프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어서 이
책의 저자에 대한 느낌이 딱히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먼저 자꾸만 무뎌지는 나 자신을 위해 날을 세우라는 뜻의 제목이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슨 내용일까 훑어보던 중에 이 분이 추구하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들이 무엇일까 궁금해져서 읽고 싶었다. 누군가의 삶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한다. 이야기하는 그 사람을 더 잘 알 수 있고, 듣다보면 사람마다 누구에게든 적어도 한 가지 이상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이 진짜 맞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실제로 삶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하는지, 태도는 어떤지에 대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듣고, 책을 통해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기 때문에 이 분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금했었다.
그런데 책을 펼치기 전에 안 좋은 기사들을 먼저 접하게 돼서 조금
난감했다. 이 책에 대한 인터뷰를 하면서 다른 셰프를 비판한 것 같은데 원래 본인의 의도가 어찌되었건 간에 굳이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언론에서는 어차피 자극적으로 제목을 뽑고 떠들기 바쁘고 실제 두 사람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은 그 기사 그대로 자신을 판단할
텐데. 뭐 내가 뭐라 말할 입장도 아니지만 어쨌든 자신의 경솔함을 사과하고 넘어간 것 같은데 그냥 책에 대한 내용이나 인터뷰하지 괜히 구설수로
오르내려서 노이즈 마케팅 같기도 하고 읽기 전부터 조금 찝찝한 느낌이었다.
책 자체만 놓고 보면 난 꽤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요리에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요리사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그가 겪었던 많은 일들을 설명하는데 신선한 부분이 많았다.
나는 한 번도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고 관심이 없는 부분인데 요리사라는 꿈을 가지고 도전하고 공부하는 그의 모습을 책을 통해
읽으면서 요리사라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이 세상에 쉬운 직업은 하나도 없겠지만 참
요리사라는 직업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직업이라는 생각도 했고, 요리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가 추구하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들에 대한 괜찮은
문장들이 꽤 많았다.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남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하고 집중했던 일들, 그 과정에서 겪은 일들과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 앞으로도 계속 죽을 때까지 자신이 사랑하는 일, 바로 요리를 하면서 살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차분하게 진행된다. 저자는 분명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일에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 고집이 있는 사람이란 느낌이 들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평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기본에 충실 하는 모습, 무뎌지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깨우고 날선 기준을 적용하는 모습 등이 멋있었다. 본받고 싶었다.
어떤 일이든 자신이 원하는 일을 만족감을 갖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멋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