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코 세상에 순종할 수 없다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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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님의 신간 <나는 결코 세상에 순종할 수 없다>를 읽었다. 위암 투병 중이시라고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 마지막 항암 8차 투약을 완료하고 트위터에 근황을 올리셨다는 기사를 봤다. 다행이다. 앞으로 건강한 모습 보여주셨으면 좋겠고 집필 활동도 활발히 하셨으면 좋겠다. 이외수 작가님의 책을 통해서 긍정적인 에너지와 힘을 많이 얻었기 때문에(특히, 존버정신!) 이번 책도 읽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 책은 그가 1986년에 발표한 에세이 <말더듬이의 겨울수첩> 중에서 이 시대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은 글들을 정리하고, 최근 집필한 산문들을 추가한 원고에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 131점을 수록한 책이라고 한다. 그는 이 시대 청년들과 어떤 글들을 공유하고 싶었을까, 그리고 최근 집필한 산문들은 암 투병 중에 쓰신 걸까,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여러 가지가 궁금했다.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제목을 봐도 이 장에서는 어떤 내용을 이야기하실지 알기 힘들었고, 그냥 혼자 어렴풋이 짐작해볼 수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각 장마다 숫자 1부터 시작해서 쭉쭉 이어진 짧은 일기 같은 글들. 딱히 이어지는 것 같지도 않은 그 짧은 이야기들 중엔 깜짝 놀랄 만큼 공감 가는 이야기도 있었고 여러 번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는 이야기도 있었다.

68페이지의 낭만이 밥 먹여주냐, 라고 생각하지 말고 낭만도 사랑하라는~ 마른 모래사막에서는 한 포기의 풀잎도 자랄 수 없듯이 낭만이 없는 사람은 사랑도 할 수 없다, 라는 이야기에 공감했고, 161페이지를 읽고는 작가님도 젊은 시절엔 이렇게 생각을 했구나, 마치 귀신이 훼방이라도 놓는 것처럼 내가 하는 일이 다 꼬이는 것만 같다고, 아직도 살아 있는 자신이 뻔뻔스러워 극심한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했구나 생각했다. 젊은 시절엔 아니 살면서 누구나 그런 생각 다 한 번쯤은 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200페이지에서는 연습을 하자, 인생의 전부가 연습이 아니던가, 엎드리는 연습, 기는 연습, 걷는 연습, 다시 뛰는 연습 그리고 마침내는 모든 것을 지우고 되돌아가는 연습을 하자고 말한다. 이런 식의 글들이 쭉 이어져있다. 그 시절 저자의 고민들, 삶에 대한 태도, 사색의 과정 등등.

젊은 시절 이외수 작가님은 어떤 감성으로 어떤 고민을 했을까. 이 책을 읽고 그의 방황, 외로움, 불면, 사랑, 희망, 꿈, 그 치열한 삶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책 맨 앞에 있는 한 문장 ‘방황은 고통스러운 자만이 갖는 가장 아름다운 자유다.’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고통스러운 자만이 방황을 갖는 것이지만 그것은 가장 아름다운 자유라는 말. 방황과 사색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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