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 어쩌면, 때로는… 그렇게
윤서원 지음 / 알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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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이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낯선 곳, 낯선 물건들은 삶의 큰 활력소가 된다. 매너리즘에 빠질 때쯤 사람들이 간절하게 원하는 게 여행을 떠나는 것인데, 국내든 외국이든 낯선 곳에서의 며칠이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게 도움을 주는 건 겪어봐서 아는 일이다. 그런데 만약 단기간의 여행이 아니라 낯선 곳에서 장기간 산다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하고 직접 행동으로 옮긴 사람이 있다.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의 저자 윤서원님이 그 주인공인데 나이는 서른넷이고 글을 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회사를 그만두고 1년 반을 보낸 상황인데 지금 아니면 못 갈 것 같아서 살아볼 생각을 가지고 미국 보스턴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겪은 일들과 생각들을 묶은 책이 이 책이다.

왜 하필 보스턴일까 궁금했는데 이유는 간단했다. 친구가 공짜로 숙소를 제공해주겠다고 했기 때문. 한 장씩 읽어가면서 나도 보스턴 곳곳을 구경할 수 있었다. 확실히 그냥 며칠 여행을 간 것과 3개월을 그곳에서 산다는 것은 좀 달랐다. 여행할 때는 모든 게 신기하고 낯설고 재미있는데, 3개월을 현지인처럼 살려고 노력하는 것은 접근 자체가 달랐다고 해야 하나.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여행할 때는 그곳의 유명한 박물관이나 관광지, 맛집을 찾게 마련인데, 내가 현지인처럼 거기서 사는 사람이라면 그런 관광지보다 내가 매일 갈 수 있는 도서관, 공원, 친구 사귀기에 포인트를 맞추게 되니까.

그래서 이 책에서는 보스턴의 유명한 곳, 맛집 이야기보다는 보수적이고 친절하지 않은 보스토니안에 대한 불평과 함께 여행과 생활은 진짜 다른 것임을 깨닫는 이야기, 현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온오프라인 모임 meet up 이야기(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군!), 나도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크루즈 여행 이야기, 미국은 일기 예보가 아주 정확해서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일기 예보 듣는 걸 좋아했다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과 함께 그곳에서 느낀 저자의 솔직한 감정을 볼 수 있다.

생각은 누구나 하지만 실천에 바로 옮기기는 아무나 할 수 없다. 묶여있는 게 많기 때문.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일단 낯선 곳에서 살아보겠다고 생각하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는 게 대단한 것 같고, 낯선 곳에서 살면서 자신의 현재를 하나하나씩 정리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다독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조금 늦어도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괜찮다는, 중요한 것은 내 기준이라는 깨달음 같은 것들에 공감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나중에 가고 싶은 곳 목록에 두 곳이 추가됐다. 보스턴의 찰스 강이 바로 보이는 곳에 위치한 리버티 호텔과 샌프란시스코의 골든 게이트 파크. 리버티 호텔은 1990년까지 감옥으로 쓰다가 2007년에 개관한 호텔인데 교도소의 특징을 잘 살린 호텔이라길래 궁금ㅋㅋ 골든 게이트 파크는 세계에서 인공으로 조성된 공원 중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한다. 진짜 멋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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