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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환승역입니다 - 매일 여행하는 여자 정세영의 오늘
정세영 지음 / 프리뷰 / 2015년 4월
평점 :
장거리로 어디 갈 때, 버스 타면 멀미를 많이 하는 편이라서 기차를
주로 탄다. 기차타면 멀미도 덜 하고 화장실도 있고 개인적으로 버스보다는 편하다고 생각한다. 철길도 좋고 친구들이랑 내일로 여행 갔을 때도
생각나고 재밌는 기억이 많아서 나는 기차가 참 좋다.
이 책 <서른, 환승역 입니다>의 저자는 관광열차
승무원이다. 매일 철길을 따라 전국을 여행하는 여자라니! 멋지다!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땐, 또 서른에 포인트를 맞춘 책인가, 제목은 출판사에서
뽑은 건가, 서른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혼자 생각했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조금 식상한 제목이라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다. 그러다 저자를
소개하는 글을 읽었는데, 처음부터 관광열차 승무원이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가 그 꿈을 이룬 게 아니라 다른 직장을 꽤 오래 다니기도 하고
스물아홉에 대학에 편입해 늦깎이 대학생이 되는 등 여러 경험을 한 끝에 관광열차 승무원이 된 케이스라서 뭔가 더 뒷이야기가 있을 것 같았고,
관광열차 승무원은 무슨 일을 하는 건지 잘 몰랐던 터라 호기심이 생겨 읽게 됐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고 스물두 살에 대기업 사원이 되어 7년 동안
회사를 다녔다. 원래 여행을 좋아했던 듯 가끔 여행사에서 긴급 모객 하는 도깨비 여행이 유일한 낙이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스물아홉의 나이에 공부가 하고 싶어 늦깎이 대학생이 되었고 대학 입학 일 년 후, 교환학생으로 중국에 유학을 가서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을
일을 찾기를 바랐다. 그러다 매일매일 신기하고 가슴 뛰는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으로 돌아와 서른에 기차 승무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책 속에서 저자가 관광열차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담아내고 있는데, 특별한 무언가를 생각하라고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신이 사는 이야기였다. 어떻게 월요병을 이겨내고, 신나는 출근길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고, 어디를 좋아하고, 대학시절 어땠는지 그런 것들. 비슷한 또래의 친구한테 나 이런 일을 하고 있어, 그 일을 통해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 나 그때 그랬었잖아 등등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었다. 마지막 장은 서른 즈음의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담고 있는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DMZ트레인 한 번 타보고 싶다. 마냥 즐겁고 신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38선 안으로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다니까 신기할 것 같다. 많이 정들었던 DMZ트레인을 떠나 이제 A트레인 승무원으로 발령 났다고
하셨는데 그곳에서도 더 좋은 추억 많이 쌓으시고 행복하시길. 구경 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