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그림책 - 인생은 단거리도 장거리도 마라톤도 아닌 산책입니다 위로의 책
박재규 지음, 조성민 그림 / 지콜론북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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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그림책>. 제목 그대로 우리를 '위로'해주는 '그림책'이다. 나는 책을 통해 위로를 많이 받는 편이다. 나에게 책은 언제든지 내 시간에 맞춰주는 소중한 친구이다. 책 제목에 '위로'가 들어 있는 것도 좋았고, 무엇보다 '그림책'이라는 게 기대됐다. 어느 장을 펼쳐도 짧은 한 두 문장과 멋진 그림이 나온다. 짧은 문장이지만 담긴 뜻은 너무 크고 깊어 한참을 생각하게 만들고, 그림 역시 여백이 충분하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것 같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순식간에 읽었고, 두 번째는 천천히 그림을 자세히 보면서 읽었다. 몇 번 더 볼 생각인데 두 번 보고 인상 깊었던 부분을 적어보려 한다. 총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장 ‘산책길에서’는 아무리 지옥 같은 곳이라도 산책길은 있는 법이지요(p.35) 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또, 모든 인간은 개별적인 건축물이다. 본인의 의지로 그 크기와 형태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p.43) 문장도 기억에 남는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의 의지라는 것을, 지금 어떤 상황일지라도 비록 그 상황이 지옥같이 끔찍한 경우라도 찾아보자고 마음먹고 찾아보면 산책길은 있기 마련이고, 나라는 개별적인 건축물은 오로지 나의 의지로 크기와 형태가 달라질 수 있으니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해봤다.

2장 ‘향기 나는 사람’에서는 많은 색을 접할수록 인간은 더 아름다워진다(p.64)염색되어지는 삶보다는 채색하며 사는 삶이 훨씬 더 즐겁고 찬란하겠지요(p.96)라는 문장을 통해 머뭇거리지 말고 여러 가지를 경험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삶은 내가 직접 크레파스 색을 선택해서 스스로 색칠하며 살아야겠다고.... 3장 ‘외면의 끝에는’에서는 난 이제 내 귀가 가려운 건 누군가 날 욕해서가 아니라 누군가 내 목소리를 듣고 싶어 그런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어(p.157)가 생각나는데, 나는 평소에 귀가 가려우면 귀후비개를 찾으면서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누가 내 욕하나? 였다. 이젠 누가 내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나?로 바꿔보려고 노력해야겠다. 습관적으로 하는 말이 어쩌면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주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하면 나한테 더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4장 ‘비로소의 어른’에서는 손잡이 없는 문은 없다. 다만 그 손잡이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위치에 없을 뿐. 손잡이 없는 문은 없다. 다만 그 손잡이 당신이 생각하는 그 형태로 없을 뿐(p.186). 정말 너무 멋진 말이다. 종이에 따로 적어서 책상에 붙여뒀다. 손잡이의 위치와 형태에 선입견을 가지고 문을 열려고 몇 번 시도하다가 에이 손잡이 없네 라고 말하며 쉽게 결론내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 아무리 우아한 척 고상한 척해도 우린 모두 급하면 화장실을 찾아 헤매는 존재들이다(p.207)라는 문장도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열심히 달리느라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들, 놓치고 있던 많은 부분들을 차분히 생각하게 기회를 주는 책이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위로의 힘이다. 얼른 툭툭 털고 또 달려야지. 추천하고 싶다. 천천히 읽으시길. 천천히. 여러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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