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0일생 소설NEW 1
김서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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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시민>의 작가 김서진의 두 번째 소설 <2월 30일생>을 읽었다. <선량한 시민>을 재밌게 읽었던 터라 작가의 이름을 기억해두었었다. 도서관 책장 사이를 돌아다니다가 <선량한 시민> 옆에 가지런히 놓인 파란색 책 아래에 적힌 작가의 이름을 보고 내용이 무엇인지 살펴보지도 않고 빌려왔다. 집에서 가만히 앉아 책 뒤표지를 천천히 읽어보니 ‘25년의 시차를 두고 같은 장소에서 죽은 두 여자, 60년 현대사를 가로질러 마주하는 한 집안의 비밀과 욕망의 얼굴’ 이라고 적혀 있었다. 오 이거 재밌겠는데? 천천히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고, 금방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이 소설의 첫 문장은 ‘혜린의 시체가 발견된 것은 토요일 오후였다.’이다. 2월 30일생 혜린. 혜린은 주인공 현재의 내연녀였다. 방송국 피디인 현재는 이미 아내와 아내 뱃속에 7개월 된 아기까지 있었는데 작가로 일하는 혜린과 바람을 피웠고, 그 사실을 아내에게 들키자마자 단숨에 혜린에게 이별을 고했다. 어느 날 현재는 가족 행사로 J시의 고향 집에 내려와 있었는데 그곳에서 혜린을 만나게 된다. 혜린이 자신을 협박하기 위해 고향까지 찾아왔다고 생각한 현재는 화가 났고, 혜린과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술에 취하면 필름이 끊기곤 했던 현재는 그날도 필름이 끊겼고 깨어보니 집이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혜린이 주검으로 발견되고 현재는 살인 용의자로 체포된다.

그날 혜린과 같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술에 취해 필름이 끊겨 마지막 모습이 기억이 나지 않는 현재는 자신이 범인인지 혼란스러웠다. 그러던 중 공교롭게도 인근의 부랑자가 혜린의 소지품을 갖고 있어 또 다른 용의자로 체포되고 현재는 풀려난다. 혜린은 무슨 이유로 연고도 없는 J시에 왔고 왜 죽어야 했는가? 혜린의 행적을 조사하던 현재는 혜린이 정만리라는 여자와 박대길이라는 인물을 찾아다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만리는 25년 전 혜린이 죽은 곳과 같은 장소에서 숨진 여인이고, 박대길은 현재의 할아버지 집안의 머슴이었다. 이 일련의 일들은 무언가 할아버지와 관련이 있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읽었다. 읽으면서 중간엔 좀 복잡하고 그랬는데 계속 읽어가면서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 재미있었고, 반전 때문에 한 번 놀랐다. 정말 한 인간의 욕망이 어디까지인지 생각해보게 된 그런 책이었다. 김서진 작가의 세 번째 책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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