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다케모도 고노스케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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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옷으로 갈아입은 <우동 한 그릇>을 오랜만에 읽었다. 초등학생 땐가 중학생 때 읽었던 것 같은데... 오랜만에 읽어도 감동은 여전했다. <우동 한 그릇>에는 두 개의 단편이 담겨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구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이고, 두 번째 이야기는 다케모도 고노스케의 ‘마지막 손님’이다.

‘우동 한 그릇’ 이야기에는 넉넉한 인심의 우동집 주인 부부와 세모자가 등장한다. 가게 이름은 북해정. 섣달그믐날 바쁜 하루를 보내고 손님이 뜸해져 문을 닫으려 할 무렵, 출입문이 열리고 한 여자가 아이 둘을 데리고 들어온다. 그리고 여자가 머뭇거리며 얘기한다. 우동 1인분만 주문해도 괜찮을까요. 주인은 우동 한 덩어리에 반 덩어리를 더 넣어 삶는다. 사정이 여의치 못해 우동 한 그릇을 주문하는 세모자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배려한 것. 1년이 지나 같은 날 세모자가 또 찾아왔고 또 우동 일 인분을 주문한다. 그 다음 해에는 찾아와 우동 이 인분을 주문한다. 그리고 십 년이 흘러 장성한 아들들과 함께 다시 북해정에 등장한 아이들의 엄마. 아들들은 지금까지 인생 가운데서 최고로 사치스러운 일을 계획했다. 그것은 바로 섣달그믐날 어머니와 함께 북해정에서 삼 인분의 우동을 주문하는 것. 주인 부부의 배려, 주인 부부에게 진심으로 감사해하는 세모자의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두 번째 ‘마지막 손님’ 이야기에는 춘추암이라는 과자점에서 일하는 열아홉 살의 소녀 게이코가 등장한다. 게이코가 과자점을 찾은 손님들을 정성껏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받았다. 요즘엔 이런 사람 찾기 드물지 않을까. 늦은 시각, 청소를 마친 후 가게 문을 닫고 퇴근하던 게이코의 옆으로 눈길을 뚫고 자동차 한 대가 스쳐간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개를 돌려 보니 자동차는 가게 쪽으로 향한다. 손님이 과자를 사러 왔다는 생각에 왔던 길을 되돌아 뛰기 시작하는 게이코. 가보니 손님은 임종을 앞둔 어머니를 위해 춘추암의 과자를 사러왔던 것.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분을 위해 정성껏 과자를 고르고 성의를 표시하는 게이코의 마음씀씀이가 참 예뻤다. 장사가 단지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전하고 받는 아름다운 행위임을 느낄 수 있었다.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두 편의 이야기가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해준다. 감동적인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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