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 여자
카트린 아를레 지음, 홍은주 옮김 / 북하우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전 세계 26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베스트셀러이고, 1964년에는 숀 코너리와 지나 롤로브리지다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다는데 나는 처음 알게 된 <지푸라기 여자>. 이 책이 읽고 싶었던 건 곧 개봉하게 될 임수정, 유연석 주연의 영화 은밀한 유혹의 원작 소설이라고 해서였다. 마니아들이 '최고의 반전'으로 손꼽는 완전범죄소설의 최고봉이라고 해서 너무 기대됐다. 완전범죄소설이라니. 우와. 이건 꼭 읽어야 해.

주인공 힐데가르트는 세계대전 패전 직후의 독일 함부르크에서 사는 34세의 여성이고, 번역 일을 하면서 간신히 생계를 꾸려나간다. 부자 남자를 만나 인생을 역전시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열심히 신문의 구혼 공고를 찾아본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에서 억만장자의 신붓감을 찾는 공고를 발견하고 서둘러 편지를 쓴다. 그녀는 자신 있었다. 한참을 기다리다 지쳐갈 무렵 칸에서 억만장자의 답장이 도착한다. 칸행 비행기 티켓과 함께 그녀를 초대하는. 칸으로 날아간 힐데가르트는 그곳에서 억만장자의 비서 안톤 코르프를 먼저 만나고 신문에 공고를 낸 것은 안톤 코르프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의 계획에 대해서도 듣게 된다. 힐데가르트가 억만장자인 70대 노인 칼 리치먼드와 결혼하게 해주겠다고 그는 말했다. 자신은 오랜 시간동안 그의 곁에서 비서로 일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아니까 힐데가르트를 도와주겠다고. 대신 성공할 경우 20만 달러를 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일단 재미있다. 한 번 책을 잡으면 도중에 내려놓기가 힘들 정도이다. 처음에 안톤 코르프가 자신에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힐데가르트를 위해 짜는 모든 계획들이 후반부에 가서는 그녀를 옭아매는 덫으로 하나하나 변해 가는 게 놀랍고, 결국 악인의 완벽한 계획이 성공을 거두는 결말도 놀랍다. 후반부에 안톤 코르프가 힐데가르트에게 모든 진실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안톤 코르프라는 캐릭터가 참 흥미롭다. 유연석이 안톤 코르프 역인가? 소설에서는 안톤 코르프가 힐데가르트 아버지뻘인데. 안톤 코르프는 말한다. 왜 날 믿었냐고, 왜 처음부터 날 믿었냐고, 당신이 어린애도 아니고,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인 당신에게 세상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갑부의 재산을 고스란히 내주겠다고 제안하는데 뭘 보고 믿었냐고. 따져보면 다 맞는 말인 그의 이야기. 분통 터지지만 결국 그가 승리한다. 반전 덕분에 꽤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은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