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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후카마치 아키오 지음, 양억관 옮김 / 51BOOKS(오일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 [갈증]의 원작소설을 읽었다. 2004년 제 3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이다. 작가 후카마치 아키오는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인데 일본에서는 이 책으로 450만부 이상 판매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큰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이 소설의 화자는 둘이다. 후지시마와 나오토. 먼저 후지시마는 전직 형사였고 지금은 경비 회사에서 일한다. 어느 날, 이혼 후 헤어진 아내에게 딸 가나코가 실종되었다는 연락을 받는다. 원래 딸이 실종되었다면 경찰에 연락을 해야 정상이지만 딸 방을 살펴본 결과 딸은 위험한 사건에 휘말린 듯 했고, 후지시마는 경찰에 알리지 않고 직접 사라진 딸을 찾기로 결심한다. 다음 화자는 3년 전 중학생 나오토. 나오토는 학교에서 괴롭힘을 심하게 당하고 있었는데, 그런 그를 가나코가 구해준다. 나오토는 가나코를 좋아하게 됐고, 가나코가 좋아했던 하지만 자살해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오가타를 대신해 그녀의 옆에 있고 싶어 했다. 이렇게 후지시마와 나오토의 시점에서 소설은 빠르게 흘러간다.
솔직히 말해서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은 불편했다. 내가 별로 안 좋아해서 피하고 싶은 주제들이 모조리 다 나온다. 이렇게 한 작품에 다 모으기도 힘들 것 같은데. 충격의 연속이었다. 금방 읽을 줄 알았던 소설은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후지시마가 아내와 이혼한 후에 딸 가나코는 엄마가 키웠기 때문에 아빠인 후지시마에게 딸은 잘 모르는,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래서 이번에 실종된 딸을 찾아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주지 않을까 책을 읽기 전에는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가나코도, 후지시마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혀 공감이 되지 않았다. 그냥 인간이 이렇게 추악한 존재인가라는 생각만 든다. 책이 거의 다 끝나가도 가나코의 행방이 밝혀지지 않아서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싶었는데, 마지막 몇 장에서 의외의 사실이 밝혀지면서 마무리 된다. 이로써 소설의 내용은 퍼즐 조각이 모두 다 맞춰졌는데, 뒷맛은 씁쓸하다. 개인 취향이라고 생각한다. 깔끔한 소설인 것 같으나, 내용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