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플러스 원

원 플러스 원 - 가족이라는 기적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미 비포 유>의 작가 ! 조조 모예스의 신작, <원 플러스 원>을 읽었다. 처음 책을 펼치고 읽는데 책장이 쉽게 넘어가는가 싶더니 앉은 자리에서 3분의 1을 순식간에 읽었다. <미 비포 유>도 그렇고 이 책도 두께가 꽤 두꺼운 편인데 가독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도 매력적인 소설이다.

아들 하나 딸 하나, 아이 둘을 키우면서 열심히 사는 싱글맘 제스. 아들의 이름은 니키, 딸의 이름은 탠지다. 탠지는 본인이 낳은 아이가 맞지만, 아들인 니키는 남편이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아 데려온 아이다. 그럴 수 있다.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아빠 마티가 함께 살고 있다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가족 구조이다. 하지만 남편인 마티는 제스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새 살림을 차렸다. 제스는 남편이 우울증으로 아프기 때문에 잠시 어머니와 지내고 있는 거라고 알고 있었지만 책 중반쯤에 사실은 그렇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여기까지만 봐도 그녀의 삶은 피곤하고 지쳐 보인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들은 재정상태도 좋지 않아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다. 니키는 약간 특이하다는 이유로 동네 피셔 형제에게 매일 맞고 다니고, 탠지는 수학을 굉장히 잘하고 실력이 뛰어난대도 돈이 없어서 사립학교에 다닐 수가 없다. 또 침을 흘리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덩치 큰 개 노먼도 키우고 있다. 하루하루 아이들과 먹고 살기 위해 제스는 낮에는 남의 집을 청소하고 저녁에는 바에서 일을 한다.

어느 날, 명문학교 세인트 앤에서 수학을 잘하는 탠지에게 장학금을 줄 테니 입학하는 게 어떠냐고 권유를 해온다. 너무 좋은 기회인데 제스는 고민이다. 아무리 장학금을 받더라도 세인트 앤의 학비는 자신들의 상황에서는 감당하기 너무 큰돈이기 때문. 고민하고 있는 제스에게 탠지의 담임선생님은 탠지가 수학 올림피아드에 참가해서 우승하면 그 상금으로 학비를 충당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제스는 탠지를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에 내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어떻게 그 곳까지 데려갈 것인가. 차비조차 없는데. 그때 에드가 등장한다. 이러저러한 상황으로 제스네 가족을 수학 올림피아드가 열리는 장소에 데려다 주게 된 에드. 에드는 지금 내부자거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고 곧 기소될 처지에 놓여있다. 한마디로 그동안 자신이 이루어 놓은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는 남자다. 그들은 수학 올림피아드에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인가.

제스, 탠지, 니키, 에드의 시점에서 소설은 빠르게 진행된다. 아이들이 아빠 마티에게 가 있는 동안 혹시 돌아오고 싶지 않다고 할까봐 제스가 불안해 할 땐 나도 같이 불안해했고, 니키의 변해가는 모습에는 흐뭇해했고, 노먼이 탠지를 구하기 위해 차에 치일 때는 가슴 아파했다. 노먼은 침 흘리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덩치 큰 개인 줄 알았는데, 정말 제스네 가족에게 없어서는 안 될 든든한 존재였다. 감동적이었다.

탠지를 수학 올림피아드에 참가시키기 위해 시작된 자동차 여행. 뭔가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단 며칠 만에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재밌게 그려냈다. 꼭 피를 나눈 사람만이 가족은 아니었다. 마티는 아이들을 버리지 않았던가. 제스는 니키를 끌어안았고. 며칠 전만해도 남이었던 에드는 진심으로 제스와 탠지, 니키를 도왔다.

가족 간의 사랑과 남녀의 사랑까지. 따뜻하고 감동적이고 재밌는 이야기였다. 두 번째 소설까지 내 마음을 사로잡아 버리다니 이제 조조 모예스의 소설은 고민 없이 선택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