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죽지 그래

차라리 죽지 그래 - 남정욱이 청춘에게 전하는 지독한 현실 그 자체!
남정욱 지음 / 인벤션 / 2014년 11월

제목 한 번 예사롭지 않은 이 책은 자기계발서다. 차라리 죽지 그래. 표지도 그렇고. 섬뜩하다. 나는 남정욱 작가의 책은 처음 읽는다. 검색해보니 결혼이라는 책이 재밌는 모양인데 기회 되면 한 번 읽어봐야겠다. 이 책은 지독한 현실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존의 '당신은 아름답다. 당신은 소중한 존재다. 당신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류의 자기계발서를 기대한다면 이 책은 읽지 마시길. 이 저자는 "명심하라, 너는 눈부시게 아름답지 않다."라고 말하니까. 따뜻하지 않다. 차갑고 냉정하며 서늘하다.

나는 평소 자기계발서 좋아하고 많이 읽는 편이다. 자극도 받고, 모르던 거 알게 되기도 하고, 힐링이 되기도 한다. 막막할 때 누군가가 다독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힘을 준다. 남정욱 작가는 이에 대해 에버랜드 효과라고 하지. 읽는 동안만 즐거운 마취 효과라고. 물론 나도 그런 생각해본 적 있다. 그런 점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기도 하고. 하지만 그런 류의 자기계발서를 읽는다고 해서 아 그렇구나 내용을 다 무조건적으로 스펀지처럼 받아들이진 않는다. 걸러서 본다. 내가 생각하기에 맞는 거 같으면 그렇구나 하고 아닌 거 같으면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나 보다 하고 만다. 난 잘 모르겠다. 둘 중 어느 한 쪽이 맞고 틀리고 그런 건. 그 책도 좋은 부분이 있고 이 책도 좋은 부분이 있다. 그냥 독자들이 읽어보고 각자 판단하시라.

일단 나는 어느 정도 이 책 읽기 전부터 자기계발서의 마취 효과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이런 시각의 책이 매우 흥미로웠고, 재미있었다. 맞는 얘기도 많다. 책 속에서 강신주, 김난도 교수를 엄청 까는데 ㅋㅋ 솔직히 강신주 교수의 다상담 시리즈 책은 내가 읽어 보지를 않아서 말할 수 있는 게 없고, 란도쌤 아프니까 청춘이다 까는 부분은 나도 란도쌤 책 읽으면서 그런 생각 한 부분 있다. 란도쌤 책 나쁘다는 거 아니다 나도. ㅋㅋㅋ 그건 그렇고 강신주 교수에 대해서는 책 인용까지 해가며 제대로 까는데 근데 진짜 강신주의 다상담인가 뭔가 하는 책에 정말 그렇게 쓰여 있나? 버티면 월급은 나오니, 일하는 척 잘 버티라...? 회사에 출근해서 완전히 들키지 않게 잘 쉬라...? 네?  직원이 만 명 있어도 일의 효과가 없다면 100명을 더 뽑겠지요. 만 명에서 100명이 더 불어도 일이 그다지 진척되지 않을 때 200명이 더 고용됩니다. 게을러지세요. 정말 고용이 창출됩니다.(강신주의 다상담2, p.49) 정말? 그러면 고용이 촉진된다고요? 고용이 촉진되기 전에 잘리겠죠. 나 내일 도서관에 달려갈까 생각 중인데 지금. 이 책을 읽어봐야 될 것 같은데. 그리고 취업하신 분들께 이 이야기를 참고로 드리고 싶어요. 올해 안에 사표를 한 번 내세요. 큰 일 말고 아주 사소한 일로요. 오늘 과장이 내 발을 밟았다, 그럼 사표 내세요. 나 만만한 사람 아니라는 식으로요.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은 반드시 입사를 하되 입사하자마자 여기는 그냥 한 번 간 보러 다니는 거고. 직장이 스끼다시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해요. 그래서 조금만 있다가 싹 그만두는 거예요. 이런 경험을 한 번만 하면 취업이나 실직에 대한 공포는 현저히 사라져요.(강신주의 다상담2, p.51) 이게 말이야 방구야? 부모님을 우려먹을 수 있을 때까지 다 우려먹어야 해요. 왜냐면 그 이상으로 여러분이 부모님께 하게 되어 있거든요.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장례비 제가 다 내더라고요.(강신주의 다상담2, p.77) ........ 이 분은 자식 없나? 자기 자식이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길 진짜 바라나? 부모를 우려먹을 수 있을 때까지 우려 먹으라고요? 이 책 읽으신 분 누가 저한테 말 좀 해주세요. 사실이에요? 근데 왜 검색해보면 이 책 좋다는 서평이 수두룩한 거죠? 일단 내가 저 책을 읽은 게 아니니까 무슨 말을 못하겠다. 가까운 시일 내로 도서관에 달려가서 이 책을 빌려 읽겠다. 그리고 확인해보겠다. 고로 <차라리 죽지 그래>에서 강신주를 까는 부분에서 내가 느낀 건 '반드시 강신주의 책을 읽고 내 두 눈으로 확인하겠다.'라는 생각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세세하게 페이지까지 인용해서 까는데 거짓일리는 없겠고. 어쨌든 대박이네.

그 뒤부터 이 책의 하이라이트가 나온다. 회사에서는 어떤 태도와 자질을 원하는지, 농담수업, 못해도 중간은 가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등. 내게 가장 좋았던 부분은 p.164부터 시작되는 세상을 꿰뚫는 말들에 대한 부분과 정약용식 독서법에 대한 이야기였다. 또 읽을 것이다. 차갑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 들어간 책이다. 오랜만에 특이하고 재밌는 자기계발서를 읽었다.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