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 - 톤도, 가장 낮은 곳에서 발견한 가장 큰 행복
김종원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세계 3대 빈민 도시 중 하나인 필리핀 톤도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2012년 처음 톤도에 방문했다가 그 곳의 열악한 환경에 충격을 받았지만, 돌아온 후에도 그 곳 아이들의 밝은 웃음을 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 2년 뒤 다시 톤도를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진정한 '행복'에 대해 느낀 바를 책을 통해 말해준다.

 

톤도는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으로, 택시 기사도 가기를 거부하는 위험한 지역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톤도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었고, 쓰레기들이 가득한 열악한 환경이라는 것 정도만 알았다. 그런데 책 제목이 '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였고, 표지는 너무나 행복하게도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의 사진이라 흥미가 생겼다. 톤도에 과연 행복이라는 개념이 있을까. 엄청난 악취를 풍기는 쓰레기들이 가득하고, 언제 무너져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판잣집들. 원숭이라 해도 믿길 정도로 큰 쥐가 있는 곳인데? 열악해도 이렇게 열악할 수 없는 곳인데? 솔직히 지금 우리나라의 환경에서 살면서 생각해보면 그들의 환경은 결코 좋은 환경은 아니니까.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가며 나는 내 생각이 많이 부족했음을 깨달았다.

그들은 비록 가난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는 게 아니라 가난과 행복은 상관없음을 보여줬다. 나는 돈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행복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돈이 없으면 부족하면 행복하긴 어려울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핑계가 아니라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살면서 돈과 행복을 떼어놓기는 어렵지 않은가? 방송에서도 돈이 많은 것이 최고인 것처럼 떠들고 모두 돈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살고 있으니까. 하지만 돈은 행복의 수많은 수단 중 하나일 뿐이고 행복은 발견이자, 선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행복은 주변에 널려 있으니 우리는 발견하고 움켜쥐어야 한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행복을 미루려고 하지 말고, 지금 행복을 잡아야 한다.

 

또,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그 곳의 아이들은 하나같이 모두 혼자 행복하기보다 모두 함께 행복하기를 선택하는 모습이었다. 햄버거가 무슨 맛인지 궁금해 하던 아이에게 저자가 햄버거를 건네자, 아이는 칼로 조각내어 모두 친구들과 나눠 먹던 모습. 정말 행복해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나이대 아이들은 여러 곳의 학원을 다니고 모두 '나'라는 개인을 더 먼저 생각하지 않던가? 뭐 물론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그렇지만... 어쨌든 행복하기 위해서 여러 학원을 다니고 공부하고 사는 건데, 우리 아이들은 같은 평수의 아파트가 아니면 어울리지 않고, 스마트폰 들여다보고 혼자 시간 보내고 혼자 밥을 먹고 경쟁하느라 바쁘지, 톤도의 아이들처럼 함께 나누고 웃고 있진 않다는 게 씁쓸했다.

 

갑자기 슬퍼진다. 행복하기 위해 희생하며 살아가고 견디고 있는 건데, 우리는 쉽게 행복해지지 않으니까. 그럼 진짜 방법이 잘못된 거 아닐까? 그들에 비하면 우리는 물질적으로 너무나도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보다 그들이 더 자주 매순간 행복해 보인다. 책을 읽기 전 그들과 같은 환경에서 행복이 가능하기는 할까 생각했던 나의 짧은 생각을 반성한다. 나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나는 살면서 행복을 발견하면서 살고 있는지 많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고 행복한 삶을 살길, 그곳의 아이들이 더 행복하길, 영원히 행복하길, 건강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