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떠났다 - 220일간의 직립보행기
최경윤 지음 / 지식노마드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선택한 건 순전히 제목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답답해서 떠났다' 정말 멋진 제목 같다.

 

답답해서 떠났다고 하니,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매일의 삶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어딘가로

여행을 떠났다는 거겠지, 그냥 그 정도로만 생각하고 작고 귀여운 책을 펼쳤다.

그리고 찬찬히 살펴보니 남미 여행기였다. 사실 평소 나는 여행을 가고 싶다고 생각은 했지만, 남미 여행은 바라지 않았다. 예전에 남미 여행을 다녀왔던 선배의 이야기를 듣고 왠지 치안이 걱정되어서. 아무래도 그때 그 이야기 때문에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남미 여행을 나이 어린 21살의 여대생이 혼자 갔다니까 그저 신기했다. 게다가 220일 간이라니 ! 정말 대단하다. 무섭지 않았을까. 답답할 때 혼자 여행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지만 다들 생각에만 그치지, 실제로 단번에 직접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비행기 표부터 사고 바로 실행을 한 것이다. 그녀의 용기와 행동력, 실행력에 진짜 박수를 보낸다.

 

여행기 대부분은 어디에 갔는지, 어떤 것을 먹었는지, 어떤 것이 유명한지 등등을 설명하는데 이 책은 그런 내용은 거의 생략하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을 중심으로 설명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남미나 인도에 대한 정보를 얻기는 힘들다. 그런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이 책은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다. 또, 일기 형식이라서 여행 이동경로라도 어느 정도 설명해주면 읽으면서 따라가겠는데, 그런 거 전혀 없이 익숙하지 않은 지명과 이름들이 매번 등장해서 순간순간 이해하기가 좀 힘들기도 했다. 즉, 이 책을 읽으면 실제로 저자가 만난 사람들을 내가 만난 것처럼 그 '사람'들은 떠오른다. 상상도 되고. 하지만 그 '여행지'는 떠오르지 않는다. 여행기를 읽는데 여행지가 안 떠오르기도 좀 힘들 듯 하지만.. 어쨌든 그렇다.

 

밝고 통통 튀는 매력의 문장들이 가득해서 읽는 내내 웃게 됐다. 그 나이 때의 젊음이 부럽기도 하고. 그것보다 더 부러운 건 저자의 그림 실력 ! 나도 그림 잘 그렸으면 좋겠다. 매력 있는 스케치들이 많아서 그것들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여행 다니면서 사진만 간단하게 찍을 게 아니라 수첩에 일기도 쓰고, 특히 잠깐씩 그림을 그려 넣는 게 참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