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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청색지시선 7
이어진 지음 / 청색종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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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 이어진 


시를 좋아하고 시집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작가의 마음을 간결하고 정갈하게 적어낸 글들은 아름다운 서정적인 느낌을 제 마음에 와닿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시는 산문보다는 짧고 함축적인 글입니다. 글을 길게 풀어내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기보다는 여러 번 되풀이해서 읽게 됩니다. 이해가 어려운 글은 계속 읊기도 많이 해봅니다. 작가의 시선에서 생각해 보고 나의 생각대로 상상을 하며 읽으며 의미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에 이어진 시인의 시집을 읽었습니다. 제목이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입니다. 청색지시선 일곱 번째 책이라고 해요. 책 제목을 보고 어릴 때 알던 노래 '도깨비 나라'가 생각났습니다. 도깨비 나라는 방망이로 두드리면 금도 나오고 은도 나오는 신기하고 재미있고 환상적인 나라였어요. 이 시집은 이런 느낌일까요? 첫 상상을 하며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이어진 시인은 2015년 등단 이후 시집을 이어오고 있는 현대문학가 시인입니다. 시집에 나오는 단어들과 문장이 머릿속과 마음속으로 그림을 그리듯 이야기가 연결되고 전개되는 느낌이라서 읽으며 그 장면을 상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짧은 시가 아니라 산문시여서 좀 더 저는 풀이되는 글들이 다가가기 재밌고 편안했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저를 그 안에 들여다 놓은 느낌이랄까요.

좋았던 시들이 많았습니다. 기억에 남아서 계속 읽어봤고 필사도 하게 되고요.

몇 가지 좋았던 내용들을 적어보겠습니다.


어제 책을 읽었는데

책 속에 내가 잠들어 있었다

오늘 아침 현관문을 열고 나갔는데

그곳이 이웃 나라 바닷가였다

나를 책에서 봤다며 어떤 사람이 내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고 그곳을 그와 어깨를 부딪치며 걸었다

나는 원래 여자였는데

오늘은 남자의 음성이 내 입으로 흘러나왔다

나는 오늘 바닷물이 되고 싶은데

그는 나더러 구름이라고 말한다

나는 뛰어가는 아이스크림이고 싶은데

그는 나더러 모자라고 말한다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하자

그는 시간을 돌려 과거로 가보자고 말한다

그는 버스를 탔고

나는 기차를 탔고

우리는 빌딩 위에서 만나 각자 자신이 가져온 커피를 마셨고

(이하 생략)


이어진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p21

작가의 창의적인 시선이 돋보입니다. 책 속에서 발견한 나. 그리고 자신은 이곳에서 도깨비 같은 존재입니다. 공놀이를 하는 아이라고 합니다. 시에서 이야기하는 것들 중 '이것은 뭐다'라고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는 바닷물이 되고 싶고 뛰어가는 아이스크림이고 싶지만 '그'는 나더러 구름이고 모자라고 하는 시선. 그런 뒤에 과거로 가서 함께하는 모습.

이상하고 아름다운이라는 제목이 이 시와 잘 어울립니다. 신비로운 문장으로 가족을 이야기합니다. 도깨비가 되어서 말이죠.


(앞부분 생략)

묻고 싶은 말들이 머릿속에서 벚나무를 심고 벚꽃을 피우고 버찌를 실은 트럭을 모는 동안

너는 아직 벚나무 밭으로 이직하지 않았는지

벚나무 안에서 우리는 한 알의 씨앗이었나

마주보고 웃던 두 세계의 무역이었나

여름이 묻는데 겨울이 하얀 눈송이를 수북이 쌓아 놓고 카페 안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어느 세계에서 이민 온 벚꽃들처럼

각자의 조국을 잊지 못하는 얼굴로

벚나무의 흔들림을 캄캄하게 듣고 있으리


이어진 [벚꽃 크로키] p36

겨울과 여름 사이에 끼어 잠시동안 머무는 계절, '봄'입니다. 봄에는 벚꽃이 핍니다. 벚꽃잎은 하늘하늘 바람이 불면 금세 날아가버리는 여린 잎이지요. 시에서 '우리'는 벚꽃들이고, 꽃잎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 그 흔들림을 캄캄하게 듣고 있는 존재들입니다. 몸에서 벚꽃이 피어난다는 이미지가 인상적인 시입니다. 입속에서도, 이빨이 벚꽃처럼 보인다는 시인의 시선이 흥미로웠습니다. 여름이 묻는데, 겨울이 하얀 눈송이를 수북이 쌓아왔다는 말도 기억에 남습니다. 시의 계절감이 느껴집니다.


(앞부분 생략)

내 슬픔을 위해서라면 너는 눈사람을 녹여 바다의 음식을 만들고, 우리는 물결처럼 밀려갔다가 다시 밀려오고, 여름의 바닷가는 복잡한데 마음에 드는 물결을 골라 지느러미를 흔들어 본다

다 사용한 바다는 어항에 가두듯 책장에 가둔다 태양의 빛이 좋아서 따라온 물결 자국들 나뭇잎으로 반짝이고 이런 이런, 빛이 흘러넘치고 있군 어항 속에서 두 마리의 물고기가 뻐끔뻐끔, 푸른 바닷가, 구름들이 떨며 흘러가고 책장은 고딕식 건물처럼 우리의 깊고 푸른 물결을 들여다본다

이어진 [물고기처럼] p58

이 시에서는 사랑이 느껴집니다. 내가 슬프면 너는 나의 물결을 쓰다듬고 이마를 맞대고 구름의 부력으로 떠오르고 가라앉지 않기 위해 두 손을 맞잡고, 너는 눈사람을 녹여 바다의 음식을 만듭니다.

겨울 바다의 이미지가 떠올랐습니다. 바다의 파도를 통해 밀려갔다 다시 밀려오는 그들을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일 좋았던 구절은 '다 사용한 바다는 어항에 가두듯 책장에 가둔다'입니다. 바다를 사랑을 위해 잠시 사용했다는 말이 물결 같은 그들의 관계를 흘러가는 계절을 표현한 것 같아서 아름다웠습니다.


문장과 문장의 호흡이 자연스러워서 다가가기가 좋았습니다. 산문시가 많은데 작가의 긴밀한 감정과 마음, 관계의 형상이 잘 보여서 읽기가 편했습니다. 사랑의 여러 형상이 이미지처럼 만져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정하고 따뜻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문장의 흐름이 인상적이고 꿈을 꾼 듯한 세계로 들어갔다 나온 기분입니다. 시는 사람에게 깊은 감성을 전달해 주고 잔잔하게 여운이 남습니다. 이어진 시인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시집을 추천드립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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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투명한 - 서울시인협회 청년시인상 수상 시집
권덕행 외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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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투명한 / 최진영 / 최신애 / 이호성 / 이용환 / 손진원 / 김준호 / 김은유 /권덕행


책의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직은 투명한>이라니!

시집의 제목이 왜 <아직은 투명한>일까? 궁금해하며 책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창문에 비친 투명함이 있고 그 투명함은 맑고 환한 순수한 느낌이라 청년 시인들의 시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시를 보면 그 안에 작가의 생각과 느낌이 담겨있고, 숨은 내용이 무엇인지 찾아내며 나만의 의미로 해석하고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길게 풀어서 적고 표현하면 이해하기가 쉬운 것을, 짧고 간결하고 함축적이게 표현해서 그 내면을 세련되고 은은하게 여운을 남기는 것이 시라고 생각합니다.



책에는 이렇게 소개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청년 시인상'은 이런 훌륭한 시인이 될 만한 재능 있는 청년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려고 한 공모전이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속 유지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고 그래서 '청년 시인상'을 계속하지 못한 부끄러움도 크다. 부디 '투명'함을 잃지 않는 순결한 시를 쓰는 청년 시인이 되기를 기원한다. <아직은 투명한 서울시인협회 회장>



이 책은 2018년~2020년 <월간시>가 공모했던 '청년 시인상'에 당선된 시인들의 수상작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시집에는 8명의 시인의 시가 담겨있고 시인마다 수상작 한편과 신작 예닐곱 편씩이 담겨 있습니다.

그들의 시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상상하며 읽어보았습니다. 서로 다른 색을 가지고 있고 표현들과 느낌이 다 다르기에 다양한 느낌의 시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시 몇가지가 있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김은유 일상

일상이란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을 말합니다. 즐기며 사는 사람도 있고 똑같음에 지겨운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시 속의 화자는 지극히 외롭고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느낌입니다. 화자에게는 당신이라는 존재가 있고 그 존재를 떠올립니다. 내 삶에서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다들 한 사람씩은 마음속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고래는 슬플 때 어떻게 울까? 하는 부분에서 빙하에 구멍을 뚫고 뿔을 숨겨놨다는 것은 화자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저 깊은 어딘가에 숨기고 드러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혹시 짝사랑이 아닐까...



손진원 시인이란

시는 언어의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인이 말을 건넨다는 표현이 좋았습니다. 시를 읽다 보면 가끔 나에게 말을 건네는 느낌이 실제로 들 때가 있습니다. 생각을 공유하는 단순한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대화를 한다는 느낌이고 시를 통해 다른 누군가의 말로 내 마음을 위로받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마음에 우물이 있다면, 그곳에 물을 고이게 만드는 건 결국 마음에 와닿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라니 생각만 해도 마음이 뭉글해집니다.



이호성 가을이 오고 있어

가을은 사연 하나를 가지고 꽃잎이 피어나는 계절입니다. 푸릇한 여름에 익숙해져 있다가 기다리며 주황, 갈색빛이 된 색채들이 멈춰있고 낙엽이란 결실도 맺습니다. 시인은 이런 가을을 위로라고 합니다. '떨어지는 감정을 받아내고 있다'라니 참 다정한 말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가을은 쓸쓸한 계절같이 느껴지지만 동시에 감정이 떨어지며 떨림을 느끼고 보다 친근하게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청년 시인상을 받은 시들은 참 매력적이고 각자의 색깔들이 보여서 다채로웠습니다. 시집은 책상에 두면 언제든 펼쳐서 어느 부분을 읽어도 좋고, 가지고 다니기도 편합니다. <아직은 투명한> 시집 읽으시고 좋은 시로 위로받고 함께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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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 (양장) - 내 삶의 철학이 되는 지혜의 모든 것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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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인생편의점>


쇼펜하우어는 근대 철학과 예술 영역에 큰 영향력을 끼친 독일의 철학가입니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사랑과 비판 정신을 가졌던 비관론자, 염세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평소에 생각하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비판적인 시각이 강하지만 현실적으로 인간의 깊은 내면에 대해 표현을 하는 철학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보고 "왜 제목이 인생 편의점일까? 하며 궁금했는데, 책 내용을 보니,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편의점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라고 합니다.

요즘 정답을 구하거나 방향을 잡아야 하는 고민이 생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조언도 받고 답을 찾고 싶은 찰나에 저에게 지금 딱 필요한 용기와 지혜를 줄 수 있는 이 책 쇼펜하우어의 인생 편의점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염세주의자인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부정적이고 불편하리라 생각했지만, 그의 쓴 말들 속에는 깊은 진리가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나 자신을 위하여, 처세에 관하여, 인생에 대하여 인데 내가 필요한 파트만 찾아서 읽어도 도움이 되고 조언이 되었습니다.

그중에서 처세에 관한 얘기 중에 '사사로운 비밀을 알려주면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볼 수 있다' 글귀가 기억에 납니다. 사람들은 보편적인 진리에 대해서는 무감각하고 무관심하지만, 개인의 사사로운 일에 대해서는 캐고 따지기를 잘 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모임이나 만남에서 개인사에 대해 캐고 듣고 뒷말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왜 저런 이야기를 전할까 싶고 내가 없는대서 혹시 나의 얘기를 전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책 내용중에 나중에 뜻하지 않은 피해를 받을 수 있기에 자기의 사사로운 일은 비밀로 하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자기 모습만을 보여 주고 그 밖의 것은 덮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요즘 제 주변에서 있는 일들을 보며 처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침묵을 하고 본인을 지키는 자세 그로 인해 득이 되는 것이 더 많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 나온 글귀들을 여러번 읽어보며 깊은 의미를 생각 해보게 되었고 그러면서 본질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대해서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의 사상과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며 나의 생각을 들여다보게 해주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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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에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 한 청년 수도자의 12년 수행기
김선호 지음 / 항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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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은 수도자가 공동생활을 하며 지내는 곳으로 알고 있다. 그 안에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현재 나의 종교가 가톨릭이라 성당에서 뵙는 신부님, 학사님, 신학생 분들을 보며 이 자리에 있기까지 '힘든 과정이 많았겠다' 와 '절제된 생활이 답답하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고 실제로 어땠는지는 들을 기회는 없어서 늘 이런 분들의 실제 과정과 삶이 궁금했었다. 그런 와중에 <수도원에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김선호 작가는 열아홉에 성북동 프란치스코회 수도원에 들어가 서른 초반까지 수도원 생활을 했다. 수도 생활은 '진리 추구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여정'이라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수도원 생활과 그곳에서의 성장기를 담고 있고 12년간 수행을 하며 어떻게 지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수행의 여정을 자세히 보여준다.


저자는 수도원에 들어가 사제직으로 지원했기에 별도로 가톨릭 신학대에 입학시험을 보았다. 수도원에서의 첫날 기억은 정말 추웠다고 한다. 신학대학 면접 날 수도원에 대한 첫 느낌을 말해보라는 교수 신부님의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현실적인 대답으로 '솔직히 너무 추워서 집에 돌아가고 싶다'라고 말했다는데, 너무나 명확하고 인간적인 대답에 웃으셨다는 교수 신부님은 어떤 마음이셨을까? 아마도 수도원의 현실은 정말 추울것이고 밖에서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생각처럼 하얗고 긴 옷을 입은 성스러운 신부님의 모습만이 다가 아니기에 성직자의 길이 쉽지 않은 현실을 벌써 알아버린 듯한 열아홉의 수도자의 모습이 맘에 드셨던 게 아닐까 싶다.


수도자로 사는 것이 맞는 걸까? p110

수도원에 입회한 그날부터 고민했다는데 무척 긴 시간 풀리지 않는 고민을 안고 홀로 방황을 하며 지내지 않았을까. 사람은 누구나 고민이 있고 풀기가 참 어려운 것들도 있다. 정답은 없겠지만 고민의 끝은 결국 본인이 결정해야 후회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가재가 저 통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을까? p260

종신피정 중에 철사에 묶인 소나무를 보았고, 드럼통에 갇혀 지내는 가재를 만나 연민과 공포를 느꼈다. 가장 두려운 것은 '내가 묶여 있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을지 모른다'라는 무의식의 생각과, 가재는 그 드럼통 속에서 나갈 방법을 모른 채 갑갑하게 살았을지도 모른다며 가재에게서 또 다른 나를 보았다고 한다. 


수도 생활을 적극 권장합니다. 일단 한번 뛰어들기를 권합니다. p302

저자는 수도 생활을 꼭 비장한 마음 각오로 시작할 필요가 없고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라고 한다. 저자에게는 그 환경이 수도원에서였던 것이고 겪으며 고민하며 방향을 결정하면 되는 것이었다. 긴 시간 수도원에서 힘들고 아픈 시간이 있었지만 헛되지 않게 보냈기에 충분하다는 말이 멋지고 가슴에 와닿았다. 살면서 무언가를 할 때 잘되지 않으면 자책하고 그 길이 잘못되었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런 시간들도 소중한 시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도록 노력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도원에서 어른이 되었습니다>는 저자의 살아온 길에서 진정한 삶의 자세와 의미를 볼 수 있고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되짚으며 잔잔한 감동이 느껴졌다. 오직 하나의 일에 정진하는 즐거움을 느껴 보고 싶은 사람과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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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이 선물이 될 때 푸른들녘 교육폴더 14
반은기 지음 / 푸른들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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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이 선물이 될 때 _마음이 풀릴 때까지 들어줘 / 반은기 


살아가면서 다른 의견, 행동, 정서 등으로 인해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다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여러 갈등이 생기게 된다. 청소년기에는 아직 정서적으로 자라나는 시기이기에 이런 상황들이 더 어렵다고 느낄 수 있고 이런 갈등이 생기게 되면 어떻게 대처하고 풀어나가야 하는지 고민이 많이 될 것이다. 살면서 힘든 갈등을 한 번도 겪지 않으며 보내는 청소년은 과연 있을까? 이 책은 이런 청소년기에 겪는 다양한 고민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함께 나누고 풀어나가고 있다.


작가 반은기

저자는 평화와 갈등에 대해서 나누고 싶고 하고 싶은 말이 많은 평화교육연구소 대표이다. 갈등을 예방하고 갈등을 통해 성장하고, 대화하는 법 등을 나누며 갈등에 대면할 수 있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몸과 마음이 평화롭기를 바라며 이 일에 기여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6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나를 이해하고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아가며 학교폭력과 청소년 연애, 스마트폰 그리고 학업 스트레스와 진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청소년기에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게 책의 첫 부분에 나온 나를 이해하기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알아야 방향을 찾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도 알 수가 있는데 청소년기에는 나를 알고 나를 이해하는 일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답을 하고 찾아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답을 찾는 건 쉬운 게 아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나를 이해하는 데 나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친구와의 안전거리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았다. 꼭 예전의 내 모습 같은 생각이 들면서 그때 불편한 친구와의 거리를 두고 억지로 친하게 지내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내가 이때 이렇게 해보았다면 참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받기보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게끔 지내본다면 나의 진가를 알아줄 진정한 친구도 만나리라 생각이 든다. 나의 외로움이 누군가의 먹잇감이 되게 허락하지 말자는 부분에서 크게 공감했다.


이 책에서는 요즘 사회적으로도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읽으면서 학교 폭력 대처법을 다양한 측면으로 다루어 주셔서 좋았다. 실제 도움이 되는 말과 행동들을 볼 수 있었는데 많이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고 존중해 주는 말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런 방식이 이론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도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청소년은 학업 스트레스와 진로에 대해 고민한다. 당장 시험 결과에 만족스럽지 않고 막막하다. 성적을 보고 깊이 좌절하고 스스로에게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성적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공부하는 방법과 다른 결과를 원한다면 우리가 시도해 볼 수 있는 일들도 제시해 줘서 여러 방법을 접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만난 많은 청소년의 이야기를 싣고 있는데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라 공감이 더 잘 되며 책의 중간중간에 나오는 <속닥속닥> 코너를 통해 내용에 접근하기 쉽고 흥미롭고 유용한 갈등 해결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 QR코드를 스캔하여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고민해 보고 나의 길은 내가 만들어 가도록 충분히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답을 찾아가면 좋겠다. 그런 깊은 고민의 시간을 통해 발견하고 찾은 마음에 품은 목표는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갈등을 기회로 바꾸고 싶고 바꾸고자 하는 모든 청소년과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님 그리고 학생들을 잘 이해하고 소통하고자 애쓰는 노력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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