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윈터홀릭 2
윤창호 글.사진 / 시공사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다. 먹고 살 만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치부한다면 할말이 없다. 사실 더운 것 보다는 추운 것이 먹고 살기에는 더 힘든것이 사실이지만, 예전부터 더운 것 보다는 추운것을 여름보다는 겨울을 좋아했던 나에게 추위는 낭만이 아닌, 그냥 내가 선호하는 계절중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 상대적으로 많이 춥지 않고 눈이 그다지 많이 내리지 않는 우리 나라에서 눈이 많은 추운곳의 이야기는 한번 정도는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닥터 지바고의  배경이 되었던 러시아의 설원이나, 영화 러브스토리에서 눈물나게 뒹굴던 연인, 러브레터에서 목터지게 외쳐대던 여인의 모습등에는 공통적으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눈이 배경을 차지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홋카이도를 배경으로한 이 작품은 눈이 정말로 좋은 사람들에게는 대리만족으로나마 감상하기에 충분한 책이라고 할수 있다.

 

원터홀릭 첫 번째 이야기인 스칸디나반도편은 읽지 못했지만, 이 책만으로도  저자의 여행에 대한 그리고 겨울에 대한 애착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사진을 전공한 저자답게 아름답게 펼쳐진 홋카이도의 배경은 책속에서도 충분히 그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다.  이웃에 위치한 일본임에도 불구하고 앵글속에 펼쳐진 그 곳의 풍경은 낯설기만 하다. 이웃한 나라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풍경. 같은 일본 내에서도 최북단에 위치한 지리적 환경으로 인해 전혀 다른 풍경과 풍습으로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이기도 하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으로 인해 차가울 것만 같은 홋카이도의 겨울은 두가지로 인해 매우 따뜻하게 보였다. 첫번 째는 일본의 커다란 자랑거리중의 하나인 야외온천이었고, 두번 째는 그 곳에서 만난 정겨운 사람들이었다. 특히 정직과 신용으로 대표되는 장인정신이 물씬 묻어나는 카메라의 대가 미즈코시 선생과의 만남은 진정한 장이의 표본을 보는 것 같아 깊은 울림을 느낄수 있었다. 

 

혼자하는 여행에 익숙하지 않다. 여행의 본래 목적이 어떻든 간에 혼자걷는 길은 한없이 쓸쓸해 보이기 때문이다. 때론 모든것을 떨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기도 하지만, 나라는 존재는 혼자서 무엇인가를 해 나가기에는 한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혼자하는 여행. 그것도 눈으로 가득한 머나먼 이국땅에서의 저자는 매우 쓸쓸해 보이지만 눈을 좋아하고 사진을 좋아하는 그에게 홋카이도 만큼 따뜻한 곳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책의 여러 여행지중 맥주로 대표되는 삿뽀로가 나에게는 가장 큰 관심거리였다. 오랜 시간 전통적인 방식으로 맥주를 만들고 있다는 그 곳. 예로부터 술맛이 좋은 곳은 물맛이 좋다고 했다. 삿뽀로에 가면 술도 물도 사람도 모두 따뜻할 것 같은 생각이든다.

 

[본문에서]

달리지 않는 열차에 긴 고드름이 자라듯이 제자리에 멈춰 선 내 안에서는 그리움만이 무성하게 자란다. 아불류 시불류?

기약없는 기다림, 그보다 고통스러운 건 기다릴 무엇이 없다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 기생뎐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1세기 하고도 최첨단을 걸어가는 요즘. 갑자기 기생 운운하는 이야기가 있다. 기생이 무엇이더냐? 텔레비젼 사극에서나 볼수 있고, 역사 책 그것도 야담집에서나 겨우겨우 그들의 면목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 아니던가? 기생이라고 해봤자 조선의 명기 황진이 정도만 떠오르고, 유식한 말로 해어화로 불린다는 눈동냥만 한 나에게 기생을 다룬 이야기는 참으로 생소하면서도 흥미로울 뿐이다. 그런데, 이것이 그냥 기생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신(新) 자를 앞에 떡하니 붙였으니 이름하여 '신 기생뎐'이다. 이름부터가 옛 것과 요즘 것이 뒤섞여 있는것이 그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니 , 총 일곱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 읽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책이 일곱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그냥 우연같지는 않다. 우리의 판소리는 총 12개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 후기를 거치면서 양반들의 눈에 난 일곱 마당은 유야무야 없어져 버린채 춘향가,수궁가,적벽가,흥보가,심청가와 같이 양반들에 입맛에 맞는 다섯 마당만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의 의도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생이라는 존재가 이 시대에는 거의 없어져 가는 존재이고, 그와 함께 없어져가는 많은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기 위해 혹은 잊혀져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기 위해 이 책의 구성또한 7마당으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총 7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마당마다 화자가 바뀌어 진행된다. 즉, 주인공이 여러명이라는 얘기다. 먼저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자 기생집 '부용각'의 주인이며 정신적 지주인 타박네가 등장한다. 타고난 박색으로 인해 기생의 대열에는 오르지 모했지만, 기생집 부엌에서만 보낸 칠십평생의 경력자 답게 기생집에서 일어나는 일의 대소사는 물론이며 기생들의 군기, 진상 손님들의 처리에 이르기까지 거침이 없다. 그의 이름 타박네가 보여주듯이 그에게서 거침없이 터져나오는 욕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욕을 하는이도 듣는이도 모두 그것을 고깝게 생각하지 않으니 욕 밑에 잔잔히 깔려있는 애정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타박네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의 음식솜씨다. 기생집 전통음식의 유일한 전승자로써, 일이 잘 풀렸으면 인간문화재로 지정되어야 할 만큼의 탁월한 실력은 부용각을 지금까지 존재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요즘 시대에 전통을 고수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삼합솜씨 하나로,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채 한 남자의 사랑을 받고 그로 인해 소중한 씨앗까지 잉태한 것을 보면 그의 음식솜씨가 얼마나 뛰어났는지 능히 짐작할 부분이다. 그로 인해 어린 젓먹이를 남자에게 빼앗긴 채 평생을 살아야 하는 한 맺힌 인생인 걸 보면 뛰어난 음식솜씨가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젓먹이 아이를 보낸 채 , 젓투정 하는 아이를 그리며 밤 새 흘렸을 눈물을 생각해 보면, 그의 이름 타박네가 욕만 잘해서 그런것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타박타박 타박네야 너 어디메 울고가니?  / 우리엄마 무덤가에 젖 먹으러 찾아간다

물이깊어 못간단다. 물이깊으면 헤엄치지 / 산이높아서 못간단다  산이높으면 기어가지

명태줄랴? 명태싫다  가지줄랴? 가지싫다 / 우리엄마 젖을 다오 우리엄마 젖을 다오

우리엄마 무덤가에 기어기어 와서 보니    / 빛갈좋고 탐스러운 개똥참외 열렸길래

두손으로 따서들고 정신없이 먹고보니    / 우리엄마 살아 생전 내게주던 젖맛일세

명태줄랴? 명태싫다  가지줄랴? 가지싫다 / 우리엄마 젖을 다오 우리엄마 젖을 다오   [ 함경도 전래민요 / 타박네 ]

 
타박네가 부용각의 실질적 주인이자 부엌을 지키는 정신적 지주였다면, 부용각의 얼굴마담이자 기방의 중심에는 소리명창 오마담이 있다. 오마담 또한 어린 시절 기방에 입문해 소리로 잔뼈가 굵은 육십줄의 원로 기생이다. 그녀의 소리는 전국 팔도 어디에 가도 빠지지 않을 명창이었으며, 얼굴 또한 누구에게도 절대 빠지지 않는 절색중에 절색. 한마디로 탑클래스의 기생이었다. 단순히 술과 웃음,몸을 파는 것이 기생이 아니요, 기와 예를 겸비한 것이 기생의 본분이라면 그야말로 거기에 가장 적합한 기생의 표본을 보여주는 것이 오마담이다.  어린시절 기방의 입문동기이자 가장 친했던 친구의 자살로 인해 받은 충격은 평생 그를 사랑만을 좆는 부나방과 같은 삶을 살게 만든다. 수많은 남자를 사랑한 여인, 수많은 남자로 부터 배신당하고 버림받은 여인. 하지만, 정작 본인은 진심으로 남자를 사랑한적 없기에 단 한번도 남자에게 배신당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여인.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속에 그에게 남은 것은 술독오른 육신과 나오지 않는 소리뿐이다. 소리명창으로 살아온 그 녀에게 잃어버린 소리는 목숨과도 같은 존재와도 같다.  그런 여인에게도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한 사랑이 있었으니 부용각의 집사 박기사이다. 멀쩡한 직장생활을 하던그가 군산 뒷골목의 부용각에 찾아든 것은 운명과도 같았다. 지난 밤의 숙취를 이기기 위해 해장국집을 찾아 헤매던 그의 발길을 잡은 것은 능소화의 농염함도 아니고, 부용각의 비릿한 부엌내도 아니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지만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끈이었다. 바로 오마담의 존재다. 오마담을 본 순간 박기사는 지금까지 자신의 삶은 모두 잊은채 부용각에 주저않게 된다. 바로 20년간의 외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오마담의 빼어난 외모도 아니요, 절창의 소리도 아니요, 사향냄새에 사로 잡혔다는 그는, 쉽게 식지 않는 뚝배기와 같은 은은한 사랑을 보여준다. 20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침마다 챙겨다 준 ,꿀물 대접이 새겨놓은 마룻바닥의 둥근 테는 오마담에 대한 박기사의 사랑만큼이나 깊고 은은하다. 대접이 만들어 놓은 마룻바닥의 둥근 무늬는 어떠한 인위적인 행위로도 지워질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의 상처일 것이다.   그런 은은한 박기사의 사랑에 오마담은 뭇 남자들과의 질펀한 애정행각으로 화답을 하곤 한다. 박기사는 그저 묵묵히 바라볼 뿐이다. 하지만, 오마담의 진심은 어떠했을까?
 
이보오, 박기사. 오늘은, 오늘만은 그리 바쁘게 돌아서지 마오. 지난 이십 년 동안 꿀물 대접을 들고 내게로 오는 당신의 발소리를 들었소.한 발 한 발 이 꽃살무늬 방문으로 조심스레 다가오는 당신의 발소리를 나는 귀를 열고 듣고만 있었소. 한 발을 뗄 적마다 이리저리 흩어질 당신의 어지러운 마음과 한 발을 디딜 적에 오롯이 맺힐 아픈 마음도 환히 알고 있었소. 그럼에도 나는 자는 척 누워 있었소. 당신이 그림처럼 몸을 움직이며 소리도 없이 방문 앞에 꿀물 대접을 놓고 돌아설 때에 내 여러 마음들이 가만히 모이는 것, 모인 마음이 조금씩 움직이려 하는 기미를 나는 모르는 척 애써 눌러두었소.아침 햇살이 꽃살문을 적시며 방으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할 무렵이면 어김없이 들리던 당신의 기척을 부러 듣지 않으려고 이불을 덮어쓴 적도 많았소. 내가 당신을 모르 체한 것. 끝내 당신이 내게로 오지 못한 것.당신은 그것 때문에 평생을 아팠겠지만 그 또한 사랑의 한 형태요. 내 사랑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생각해주오.[본문234쪽 ]
꽃들이 모이는 곳에 어찌 박기사와 같은 진솔한 벌과 나비만 있겠는가? 꽃들의 단물만을 노리고 모여드는 온갖 잡 것들이 다 있으니 그 중의 대표적인 인물의 기둥서방  김사장이다. 평생을 제비족에서 기둥서방으로 여인네들 등만 쳐먹고 살아온 하류인생. 그에게 여인은 인생이요, 인생의 최대 목표는 여인들을 등쳐서 한 몫 단단히 챙기는 일이다. 그런 위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마지막 으로 접근한 사람이 바로 오마담 이요. 오마담 또한 그런 기둥서방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물론 그 결과는 또 한 번의 배신과 떠남이다. 김사장이라는 인물은 타박네의 지청구대상 최우선이자, 이 책의 밉상이면서 웃음을 주는 양념적인 역할을 한다.무례한 그의 행동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현실에서도 굴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과 뻔뻔함이 절대적이라는 커다란 교훈을 우리에게 남긴다.
 
오마담이 소리기생의 대표주자였다면, 미스 민은 이시대 마지막의 춤기생이요 부용각의 대를 이을 유일한 기생이다. 불우한 가정생활 속에서도 언니들의 뒷바라지로 인해 중요무형문화재 전승자로써의 길을 걷던 나끝순에서 부용각 최고의 춤기생 미스 민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불우한 우리 누이들의 전형성을 보여준다.  미스 민이 화초머리를 올리는 과정은 작가의 역사적 문화적 고증에 얼마나 세심한 관심을 가졌는지 보여주는 백미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그 외에도 타박네의 기방음식 전승자로 등장하는 김천댁과 그의 시다(주방보조) 뚱땡이와 같은 인물도 이 책에서 빼 놓을수 없는 감초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제목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이 책은 한 편의 판소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거침없이 쏟아지는 욕설과 육담이 때론 지나치다 싶을 만큼의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해학과 따뜻함이 있어 이 책의 추락을 단단히 지탱해주고 있는 느낌이다. 사라져가는 기생들의 이야기. 기생들의 문화마저 우리의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오롯이 계승해야 하는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기생이  지금의 매춘부와 같다는 편견이 지배적인 요즘 , 그들의 존재 이유와   삶의 방식에 대해서는 다시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거침없는 말투와 빠른 이야기 전개가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또한 우리말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이 적절히 버무려진 작품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작품의 말미로 갈수록 터질것 같은 눈물을 참기힘들게 하는 작가의 재주 또한 매우 뛰어났다고 평가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캠핑폐인 - 남자의 야생본능을 깨우는 캠핑 판타지
김산환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두 가지의 단어가 만났다. '캠핑' 과 '폐인' 주5일 근무의 정착으로 인한 생활의 여유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제부턴가 캠핑이라는 말은 더이상 우리의 삶과 동 떨어진 다른 세계의 말은 아닌듯 하다. 물론 캠핑의 종류에도 여러가지가 있고, 그 것을 즐기는 방법또한 무척이나 다양할 것이다. 또 다른 단어 '폐인'은  무슨 일에 열광적으로 중독되어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의 대명사로 쓰여지고 있다. 사실 폐인의 본래 의미는 썩 좋지 않지만 , 요즘의 '폐인'은 오히려 좋은 쪽으로 쓰이는 경향이 더 많다.

 

책 제목처럼 캠핑에 미친 사람의 이야기이다. 평생을 캠핑과 함께 보낸 사람. 정확히 말하면 길거리에서 한 잠을 많이 잔 사람의 이야기이다. 한 잠을 많이 자다 보니 그에 따른 경험이 쌓여서, 보다 나은 한 잠을 잘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옛 어른들 같으면 역마살이 끼여도 단단히 끼였을 꺼라는 지청구를 듣고도 남을 만큼 방랑벽이 심한 사람의 이야기. 그래서 인지 요즘같이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캠핑이 일탈의 수단이자 로망으로 크게 부각받고 있다.  떠나고 싶지만 과감히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열심히 일한자여. 떠나라 ! '  열심히 일하지도 못했고, 설령 열심히 일했다 하더라도 떠날만한 마땅한 장소와 용기가 없기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부담감을 떨칠수 있는 작은 용기를 갇게 해준다. 

 

저자는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여행레저 전문가로 오랜시간 근무를 해온 경험을 가지고 있다. 오랜 경험이 그의 글과 사진에 그대로 묻어 나온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에 따른 적절한 캠핑지에 대한 안내가 있고, 시기에 걸맞는 캠핑 준비법 등이 잘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단순히 좋은 캠핑장소의 추천. 캠핑장을 찾아가는 방법. 캠핑에 필요한 도구 등. 실용적인 측면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계절과 장소에 걸맞는 멋진 사진은 캠핑에 대한 욕구를 더욱 증폭시키고, 그에 걸맞는 섬세한 글은 캠핑을 여행 그 이상의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으로는 캠핑에 대한 안내보다 작가의 사진과 글솜씨에 반한것이 사실이다.   학창시절 문학을 전공한 사람답게(?) 문학적 실용서로써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편안함만을 고집하는 여행은 틀에 박히기 쉽다. 하지만, 날씨와 장소 같은 주변 여건에 구애받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여행이 진정한 캠핑의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해준 책이었다. 우리나라 뿐만이 아닌 세계의 멋진 캠핑장에 대한 짧은 소개글과 캠핑폐인으로서 갖추어야할 소양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매우 유익했다. 보다 체계적으로 캠핑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물론 캠핑폐인이 아니어도 좋다. 단지 내가 있는 지금 이곳을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4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 민음사 / 200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편의 아름다운 시집을 읽었다.  그 안에는 파블로 네루다라는 위대한 시인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위대함은 비단 네루다 만의 몫이 아니다. 네루다를 사랑하고, 네루다의 시를 사랑한 모든 사람들의 몫이다. 그 중에는 당연 안토니오 스카르메타라는 뛰어난 이야기 꾼의 역할이 크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칠레의 위대한 민중시인 파블로 네루다. 아직까지 그 의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한 권의 책으로 인해 네루다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시인인가를 알게 되었다. 당연히 그 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게 되었다.



 

영화 <일 포스티노>의 원작으로 유명한 이 책은, 파블로 네루다의 생애를 그린 전기는 아니다. 네루다를 사랑한 많은 사람들의 그에 대한 동경을 그린 작품이다. 칠레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 살고있는 순수 청년 마리오.  낭만적이라기 보다는 현실감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 그에 대한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어부의 아들인 마리오는  아버지의 온갖 협박에 못이겨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단순히 영화를 보기 위한 용돈 마련을 위해 구직을 하게 된 마리오. 그에게 처음으로 주어진 직업은 우편배달부 이다. 우연히 접하게 된 구인광고로 인해 마리오의 인생은 커다란 변화를 맞게 된다. 칠레의 작의 바닷가 마을에서 우편 배달부가 할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요즘처럼 온갖 고지서를 배달해야 할 일도 없었고, 더욱이 그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이 문맹인지라 마리오의 고객은 오로지 단 한사람 파블로 네루다 뿐이었다. 사랑할수 밖에 없는 위대한 시인 네루다의 전속 집배원이 된 마리오는 이내 그의 열렬한 팬이 되어간다. 시작은 단순히 여자들의 관심을 사기위한 방편으로 네루다의 사인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느덧 마리오는 네루다의 깊은 곳 까지 읽을수 있는 교감을 가지게 된다. 단순한 관심이 아닌, 그에 대한 진정한 존경과 사랑이 충만하게 된 것이다.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한다는 것이다. 마리오를 껄렁한 백수건달로만 알았던 네루다도 어느덧 자신에 대한 진심을 알게 되고 , 그의 진실한 친구가 되고자 마음을 열게 된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수많은 시구를 인용한다. 어찌보면 칠레인들의 생활 자체가 시를 떠나서는 살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그만큼, 네루다의 영향력이 컸을 수도 있다.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구애하는 과정에서도, 미덥지 못한 사위를 구박하는 장모의 욕설속에서도 네루다의 시는 어떠한 형태로든 존재하게 된다.  모든이들이 메타포의 넓은 바닷속에 빠져있는 듯 하다.

 

네루다의 멋진 중매로 인해 결혼을 하게 된 마리오. 그 후 네루다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되고, 칠레 민중의 승리를 통해 정치인으로써의 새로운 길을 떠나게 된다. 자신의 정신적 지주였던 네루다와의 이별은 마리오게는 커다란 시련이었다. 로미오를 잃은 줄리엣의 슬픔도 마리오의 그것보다는 크지 않았을지 모른다.  네루다 또한 새롭게 시작한 정치의 길이 그리 순탄치 만은 못했다. 그 중에서도 그를 가장 괴롭힌 것은 자신이 살던곳에 대한 짙은 향수였다. 결국 네루다는 마리오에게 녹음기를 보내주며 자신이 있던 곳에 대한 소리를 녹음해 줄것을 부탁한다. 네루다를 위해칠레의 작은 바닷가  이슬라 레그라의 소리를 녹음하는 마리오. 바람과 파도와 갈매기 그리고 종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마리오의 모습은 책으로 읽을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절정 이라고 생각하는 이부분으로 인해 나는 영화 <일 포스티노>를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칠레의 구테타로 인해 네루다의 프랑스 대사 생활도 끝나게 된다. 아픈 몸을 이끌고 고향에 돌아온 네루다를 맞이한 것은 냉혹한 정치 보복이었다. 더이상 시인이 살수 있는 시대는 아니었다. 그렇게 네루다와 마리오의 뜨거운 우정은 사라져 간다. 모든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시인의 입에서 더이상 아름다운 시를 들을수 없게 된다. 시가 죽은 시대는 더 이상 살아가기 힘든 시대가 된 것이다. 칠레의 작은 바닷가 이슬라 레그라에 깊은 밤이 찾아왔다.

 

단순히 네루다의 일생을 그린 작품도 아니고, 그의 작품을 찬양하기 위한 책도 아니다. 하지만, 이 책에는 네루다에 대한 진실한 사랑이 가득차 있다.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닌, 읽는 사람의 것'이라는 마리오의 말은 절대적인 문학적 명제이자, 칠레인들의 생활을 대변해 주고 있다. 마리오의 사랑을 찾아준 것도 시였고, 바닷가 선술집에서 술에 취해 떠드는 취객의 주정도 모두 시였다. 시는 단순히 많이 배운 시인들의 난해한 어휘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어느 누구나 읽고 쓰고 느낄수 있다는 것을 네루다라는 위대한 시인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메타포로 그려진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으며 한번도 가보지 못한 칠레의 작은 바닷가 마을을 사랑하게 되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하무적 불량야구단
주원규 지음 / 새움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글은 잘 쓰지 못하는 나에게 작가들은 항상 선망 과 질투의 대상이다. 뻔한 이야기를 가지고도 흥미롭게 펼쳐보이는 재주뿐만 아니라, 기상 천외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재주. 거기에 치열한 공부와 고증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노력까지. 모두가 그저 부러울 뿐이다. 어차피 천재적인 기질도 없고, 엄청난 노력을 할 만한 끈기도 없는 내게 , 내가 가장 좋아하고 즐기는 분야에 대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쉬우면서도 시도해 보지 못하는 일일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천하무적 불량야구단은 정말 기막힌 책일수 밖에 없다. 야구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 과거에는 거의 광적이다 할 정도로 내가 좋아하는 구단의 경기는 빼 놓지 않고 중계방송을 봤으며, 소속 선수들의 기록들까지 줄줄 외울정도로 대단한 열성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 관심이 어느정도 희석되었지만, 그래도 많은 스포츠 중에서 야구는 내가 가장 즐기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천하무적 야구단이라는 텔레비젼 프로가 있다. 연애인들이 야구단을 만들어 시합을 통해 벌어지는 재미난 상황들을 연출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이 책은 천하무적 야구단도 아닌 천하무적 불량야구단이다. 천하무적이라는 말과 불량이라는 말은 서로 공존할 수 없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지만, 일단 책을 펼쳐보면 그 의미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배경은 국내 프로야구. 그 중 천하무적 불량야구단은 삼호 맥시멈즈 이다. 만년 하위에 머물러 있었지만 김인석이라는 희대의 명장(?)을 영입한 이후 시즌 90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수립한 채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한 강팀이다. 그런데, 왜 삼호맥시멈즈에 불량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까? 그 가운데에는 당연 명장 김인석 감독이 자리잡고 있다. 잘나가던 투수에서 부상으로 인해 은퇴를 한 비운의 선수. 전성기 시절 이름값에 걸맞게 세기의 결합이라는  연애인과의 결혼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스타중의 스타였다. 만년 하위에 머물러 있던 맥시멈스에서 김인석 감독을 영입한 것은 절대로 팀의 리빌딩과는 상관이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맥시멈즈는 우승에 대한 열망이 전혀 없었던 팀이다. 하지만, 김인석 감독은 많은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얼통당토 않는 성과를 이루어 내고 만다. 마치 아마츄어와 같은  스파르타 식의 강한 훈련으로 전성기가 지났다는 퇴물 선수들을 일약 스타로 만들어 놓는 엄청난 성과를 이루어 낸 것이다. 벌떼 마운드 와 열점차 이상의 승부에서도 번트를 대는식의 철저한 승리 위주의 게임 운영으로 팀은 우승을 했지만, 인기는 최하위에 그치는 결과를 만들고 말았다. 재활공장 공장장 김인석 감독.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김인석이라는 이름 때문에 주인공을 한화의 전 감독 김인식 감독을 연상케 했다. 하지만, 팀의 운영방식은 마치 sk의 김성근 감독을 떠올리게했고, 목동을 연고지로 하는 열악한 재정난에 시달리는 삼호 맥시멈즈는 당연히 넥센 히어로즈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한국시리즈 상대로 나선 팀이 있다. 자칭 국내 최고의 재력과 두꺼운 팬층을 자랑하는 미성 스틸러스. 국내 굴지의 모기업인 미성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으며,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는 국내 최고의 인기구단이다. 페넌트 레이스 4위를 차지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현재 최고의 인기팀이다. 미성은 잠실을 연고지로 한다는 이유때문에 LG를 연상케 했으나, 모기업의 상속문제등이 불거지는 현실등을 감안했을 때, 아마도 삼성쪽에 무게가 더 기울어진다. 어쨌든 작가는 국내 프로구단 모두를 모델로 삼았을 것이며, 실제로 이 책에는 실존하는 선수와 구단이 심심치않게 등장하고 있다. 그가 누구인지를 짐작하는 것도 꽤나 재미있는 일이다.

 

단순히 한국시리즈 7차전 동안의 승부만을 이야기 한다면 이 책은 그다지 재미있는 책이 되지 못한다. 스포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깨끗한 승부. 거기에 따른 당당한 승자와 패자가 아닌 지저분한 거래가 숨겨져 있기에 이 책은 단순히 야구 이상의 재미를 느끼게 하고 있다.  삼호의 자금난으로 인해 모기업의 매각설은 결국 프로야구 구단인 삼호 맥시멈즈의 존폐 위기 까기 거론된다. 그 시점에서 미성 스틸러스의 모기업인 미성이 삼호를 인수한다는 조건 아래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뒷거래가 시작된다. 여기에는 삼호의 단장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물론 대부분의 주력 선수들이 가담하게 된다. 오로지 감독인 김인석과 더이상 선수 생활이 불가한 장석준,기량의 편차가 극심한 외국인 용병투수만이 가담하지 않을 뿐이었다. 물론 강태환이라는 국내 최고이자 삼호의 에이스가  남아 있었지만, 그는 시리즈 직전 터진 음주파동으로 출전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최상의 전력으로 승부를 한다면 미성은 삼호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삼호에는 이미 승부에 대한 필연성이 결여되어 있었다. 자신의 향후 거취를 위해 대부분의 선수들은 져주기라는 승부 조작에 가담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전혀 상상할 수 없는 하지만 프로 스포츠이기에 한 번 쯤은 일어날 수도 있는 초유의 승부조작. 더군다나 한국시리즈라는 국내 프로야구 최고이자 최후의 경기는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을 것인가? 예상대로 시리즈 1,2,3차전은 철저한 조작으로 인해 어이없는 결과를 가져온다. 안치고 놓치기라는 막강 작전을 구사하는 삼호앞에 미성은 자신의 기량 이상을 뽐내며 쉽게 승수를 챙겨갔다. 4차전으로 시리즈를 매조지할수 있었지만 5차전이 열리는 날이 미성 스틸러스의 창립기념일이라는 이유만으로 4차전은 삼호가 승리하는 체면 치례를 한다. 하지만 5차전부터 진정한 승부가 펼쳐진다. 강태환이라는 막무가내식 에이스의 등장으로 인해 시리즈는 다시 한번 안개정국에 쌓이게 되고, 여기서 김인석 감독은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게 된다 바로 2군 선수들의 출전과 장석준이라는 한물 간 거포의 등용이다. 미성 스틸러스는 모기업 창립기념일에 맞추어  그룹 회장 눈앞에서 최초의 우승 세레머리를 준비했지만, 결과는 노히트노런이라는 참단한 패배를 당하고 만다. 그 이후 이어지는 6차전에서도 김인석 감독의 귀신 같은 용병술로 시리즈 전적은 3승3패 동률을 이루게 된다.남은것은 마지막 7차전. 이제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두 팀의 최후의 승부가 펼쳐지게 된다.

 

승부조작이라는 이름아래 더이상 누가 이겼는지는 중요하지가 않다. 정의라는 이름의 도덕성이 이겼을 수도 있고, 현실이라는 무서운 위력이 이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포츠이든 인생이든 결과의 중요성 보다는 그 결과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의 중요성도 결코 무시될 수 없는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 진실은 결코 현실이기에  쉽게 용납되지 않는다. 우리는 누구나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기에 1등만이 기억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막무가내식의 김인석이라는 인물을 보는 것만으로, 그렇지 못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일말의 안도감을 갖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에게는 무척이나 재미있는 책이었다. 그것이 야구에 대한 책이었기에 더욱 흥미로웠다.

 

의문점 ]

5차전 9회 노아웃 만루상화에서 벌어진 일이다. 강태환은 노히트노런을 앞둔 9회에 노아웃만루라는 커다란 위기를 맞게 된다. 그 순간 타자가 친 타구가 3루수 앞으로 치솟는 플라이 볼이 된다. 3루수는 이미 져주기 게임에 동참한 선수였기에 전혀 잡을 의사가 없었다. 그것을 이상하게 여긴 투사 강태환이 몸을 날리는 투혼을 발휘해서 가까스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추가하게된다.  여기서 나의 의문점은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인필드플라이 아웃이 성립되어야 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노아웃 혹은 원아웃 상황에서 수비 쪽의 고의 낙구를 막기위해 내야에 쉽게 잡을수 있는 플라이 볼이 뜨면 심판진은 자연스럽게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하고 공의 낙구 여부에 상관없이 아웃카운트 하나가 추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주자는 1,2루 혹은 만루상황에서 말이다.  작가가 착가을 한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