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벼룩시장 스타일
알리 하난 지음, 조성희 옮김 / 이끼북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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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빈티지 스타일이라고 할 만한 벼룩시장스타일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자기 집을 꾸미는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다면 꼭 사볼 책이다. 

만약 이 책에 나오는 스타일을 개인적으로 좋아하기까지 한다면 

이 책을 거의 바이블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다른 책들이 그저 물고기를 던저주는 반면에 

이 책은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빈티지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 책 말미에 소개된 유럽의 유명한 벼룩시장에  

평생 가볼 일이 없더라도 책을 한줄한줄 읽어나가다보면  

어느새 자신의 공간을 꾸밀 아이디어가 새록새록 생기는 것을 느낄수 있다.  

알라딘의 미리보기 기능으로 사기전에 상당부분 읽고 구매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사서 읽고보니 또 새롭다. 생각보다 글의 비중이 높은데 그렇다고 사진자료가 

부족하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궂이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글씨가 1-2포인트  

더 컸으면 가독성이 더 좋았을텐데 싶은 것이다.  

오래간만에 기분좋게 별 다섯개를 줄 수 있는 책을 만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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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시티 메이킹 - 찰스 랜드리의 우리를 위한 도시 이야기
찰스 랜드리 지음 / 역사넷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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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한 내용, 사려깊은 번역. 지식뿐 아니라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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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
조셉 M. 마셜 지음, 김훈 옮김 / 문학의숲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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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부터 인생에 대한 통찰까지 얻을 수 있을까.  

인생이란 결국 살아봐야 아는 것이고, 자기가 느끼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말을 들어도 잔소리처럼만 들릴 터인데. 

'이런건 읽어봐야 별 소용이 없을걸. 자기가 삶속에서 깨닫기 전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 

이게 바로 나의 편견이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나보다.  

인디언들이 툭툭 내던지는 것 같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렇게 와닿을 줄이야.  

물론 나의 '편견'은 아주 틀린 것은 아니어서, 

내가 삶에서 깨닫거나 느낀걸 더 깊은 언어로 말하는 걸 읽노라면  

그게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아무 생각없이, 큰 어려움 없이 살아온 사람보다는  

힘들고 아픈 경험, 그걸 딛고 일어나길 여러차례 해 본,  

공지영식으로 말하자면 '마음의 근육'이 단단한 사람일수록 

이 책에서 얻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 한권으로 단번에 인생의 진리를 깨달을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면서 그들의 말에 고개를 깊이 끄덕이며  

가치관과 삶의 큰 줄기를 다듬어 나갈 수만 있다면 책값이 결코 아깝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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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먹다 -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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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은 내심(內心)’이라고 한다. ‘달을 먹다라는 제목은 책을 내면서 바뀌게 같은데 바꿨을까? 내심이 훨씬 나은데

사랑이야기는 흔하기 때문에 그만큼 쓰기가 어려운 같다. 마르케스의 콜레라시대의 사랑 남자가 여자를 평생 짝사랑하는 가지고 두권을 채우느라 결국은 해피엔딩인데도 읽는 내가 진이 빠졌었다.

달을 먹다 권의 안에 최소한 서너 가지 이상의 사랑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번엔 정신이 없다. 책은 겨울, , 여름, 가을로 넷으로 나눠져 있고 각각의 속에는 묘연의 첫번째 이야기’’기현의 이야기식으로  여러 이야기들이 두세장씩 들어있다. 처음엔 글들이 두세장씩 끊어지니 쉬었다 기억하기도 좋고 조선시대 이야기 임에도 지루하지 않겠다 싶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여러사람들의 이야기가 얽혀있어 자꾸 호흡이 끊긴다. 누가 누구였는지 헷갈리기도 한다. ‘기현의 이야기라는데 기현이 누구였지? 하면서 다시 앞장을 들춰본 일이 다반사였다.

다음은 문장. 작가는 소설 하나를 쓰기 위해 엄청다양한 자료들을 보고 오랜시간 조선시대의 풍습이나 문학작품들에 대해 조사했을 같다. 그가 모든 문장들을 완전히 이해했다면 지금쯤 나는 조선시대에 대한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소설에도 깊이 빠져들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말로 소설임에도 내가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았다. 정도면 별로 영향을 끼치지 않았겠지만 나의 경우엔 소설에의 몰입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스토리를 파악하는 까지도 힘들게 만들었다. 국어사전이라도 찾아가며 읽어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

공글러 속으로 밀어넣어두었던 마음들이 추야장 잘깃한 괴로움을 어쩌지 못하고 제풀에 매워졌다.”(p.193)

나는 공글러가 명사인지 부사인지도 모르겠다. 다음은 여문의 부인인 양지에 대한 설명 부분.

매사를 사날로만 해결했고 오만방자했으며 안하무인이었다.” (p.106)

사날이라는 단어는 처음이다. 이럴 그냥 문맥상 짐작해서 이해한다. 다음은 묘연의 아버지에 대한 묘사.

첨첨지말이라고 아주 뾰족하니 날렵한 버선을 신고 소리없이 흐느적거리는 아버지를 보고 있자면 나는 저절로 속이 메슥거렸다.

아버지가 묻히고 들어오는 바깥 밤바람은 비릿했다. 쇠북이 서른 세번 울어 파루가 끝나면 어김없이 귀가하던 아버지의 냄새였다. 오는 꼭꼭 숨겨둔 달거리포처럼 역했다.”(p.13)

첨첨지말, 쇠북, 파루, 달거리포. 부분에선 내가 모르는 말이 개나 나온다. 이럴 그냥 이해하기를 포기하고 넘어간다. 이런 식으로 읽으니 소설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영어소설 읽는 기분이다.

고증을 거쳐 조선시대스러운 문장을 만드는 것과 누가 읽어도 쉽게 이해가 되는 문장을 쓰는 . 어느 것이 우선일까? 나는 대학까지 마쳤지만 소설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문학적으로는 완성도가 높고 아름다운 문체일지 모르지만 나는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아주머니, 공사장에서 일하시는 아저씨도 읽을 있는 문장이 좋다. 나는 그런 문장을 선호한다. 다른 대중의 취향에 맞추는 것이 세상과 타협하는 일이 있지만 문장 만큼은 대중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면 정신없다’, ‘자기 멋에 빠진 문체다라는 불평들이 공통적으로 나오는데 역시도 공감하는 바다. 사실 그의 문체가 취향에 맞지 않다 뿐이지 그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문학의 발전에 있어서는 이런 식의 문체로 만들어진 작품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다. 다만 내공을 쌓아 독자들에게 흡인력이 있는 문장을 썼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는 소설로 등단한 작가이므로, 앞으로 점점 나아지는 좋은 작품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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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나이트
커트 보니것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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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쉰들러 리스트 등 2차대전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작품들은 많다. 그러나 이 작품은 가해자의 입장에서 2차대전이라는 전쟁과 전쟁에 앞장섰던 사람들을 바라보게 해 준다.  

 
나쁜 일인 줄 알면서도 하게되는 일들이 있다.
라면먹기. 건강에 해로운줄 알면서도 그 매큰한 맛의 중독성에 먹는다.
새치기. 내가 편하기 위해 다른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행위다.
스파이. 타인의 정보를 몰래 빼돌리는 건 부도덕한 일이다.
이런 일들에는 죄책감을 피하기 위한 대의명분 같은 게 따르기 마련인데 스파이의 경우 국가나 회사 등 상위조직을 위한 일이라는 명분이 붙는다.  


하워드. W. 캠벨 2세는 2차대전 당시 나치로 가장한 미국 측의 스파이였다. 그는 독일국민을 선동하는 라디오 방송을 하며 기침이나 말실수 등의 암호로 미국 측에 정보를 전달했다. 캠벨은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였다’.
그 시절 나치의 앞잡이들은 잘못을 저지르는 줄 알면서도 진실을 외면하고 불의를 묵과했다. 그들에게는 ‘그저 상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는 변명이 붙었고 ‘돈만 아는 욕심많은 유대인’ 때문이라는 핑계가 있었다. 그러나 캠벨은 그들과는 다른 종류의 사람이다. 그는 미국을 위한 첩보원이었으니까. 때문에 그의 죄는 일부 감해지기도 한다.  


공지영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보면 주인공의 고모인 노수녀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위선적인 사람을 못됐다고 손가락질 하지만 평생동안 죽을 때까지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 위선적이면 그 사람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들키지 않고 위선적이었던 사람은 결국 착한 사람의 삶을 산 셈이다.
2차 대전 내내 애국심이 높은 나치의 앞잡이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한 캠벨. 그는 남몰래 나치의 정보를 빼돌렸지만 모든 사람이 보기에 그는 히틀러와 나치에게 충성을 다한 라디오 선전원으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러니 그 주변에 그가 혐오할 만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도 당연하다. 

 
무식한 미치광이 인종차별주의자인 치의학 박사 겸 신학박사 라이오넬 J.D. 존스목사.
진실한 우정을 내세워 캠벨을 음모의 소굴로 끌어들인 소련의 스파이 조지 크래프트.
파문당한 신부이자 성 바울파인 존스의 비서 패트릭 킬리.
일본군 첩보원으로 ‘할렘의 흑인지도자’라고 불리는 윌슨.
독일계 미국인 협회 부회장을 지낸바 있는 존스의 경호원 크랩타우어.
그리고 또 중요한 한 사람. 여전히 형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죽은 언니를 흉내내어 접근한 캠벨의 어린 처제.  


캠벨을 2차 대전의 앞잡이로 간주하고 죽이려고 드는 뭇 사람들이나 위대한 사람이라고 믿는 사람들이나 캠벨의 ‘감쪽같이 사람들을 속였던’ 과거만으로 그를 평가하긴 마찬가지다. 깊은 우정을 나눈 친구라고 하면서 캠벨을 이용하려고 했던 소련 스파이 조지크래프트도 역시.
결국 캠벨 곁에는 자신을 속여 이득을 가지려고 하는 사람들 외엔 남지 않는다. 어쩌면 2차대전의 숨겨진 영웅으로 평가 받아야 할 캠벨은 더이상 친구도 없고 믿을 사람도 없어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잡아가 달라고 자수한다. 그리고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커트 보네거트의 글엔우리가 평상시에 볼 법한, 그래서 별로 특별나 보이지도 않는 사람들이 등장해 그 사람들이라면 응당 할 법한 이야기를 한다. 근데 그게 재미가 있는 것이다. 커트 보네거트의 소설엔 유머와 어두운 세상의 이면이 공존한다.  

우리나라로 무대를 옮긴다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항상 개구리 무늬 군복을 입고 다니는 재향 군인회 회장이나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목사 쯤 되겠다. 어느날 이들이 일제시대 때 유명한 친일파였던 매국노 이완용을 자기들과 같은 편이라고 여기고 찾아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완용은 사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측의 스파이였다는 것. 이렇게 생각하니 좀 더 익숙한 구도가 된다.  


한국의 실제 이완용은 자신의 일을 후회하지도 않았고 그의 자손들도 잘 먹고 잘 살고 있지만 캠벨은 그와는 다르다. 자신이 한 일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스스로를 경멸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결국은 유대인을 아무나 불러 자수하고 나중엔 감옥에서 자살한다.  


그의 진짜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그를 어떤 사람으로 평가해야 할까? 아내를 너무나 사랑했던 성실한 남편, 러시아와 유럽 등지에서 유명세를 떨친 숨겨진 작가(2차 대전 후 누군가 버려진 그의 작품을 익명으로 발표하여 평단의 인정을 받았다) , 2차 대전의 애국심 높은 선전원.
그에 대한 진실은 그 중 하나가 아니라 그 모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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