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3 1호 - 2017년 1호, 창간호
문학3 기획위원회 지음 / 창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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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예쁜 글씨체를 본 적이 있었나.

 

문학을 단순히 '읽기''쓰기'가 아닌 '하기'의 방식으로 사유되어야 함을 말하고,

문학지, 문학웹, 문학몹이라는 세 형태의 문학플랫폼을 만든다는 것에 어떤 그림을 그릴지 궁금해 20171호 책을 펼쳐보았다.

 

문학지를 잘 읽지 않아서 어떻게 읽어야 할 지 고민되어 읽기 쉬운 시와 단편 부분부터 시작했다. 우선, 글씨체나 글씨크기 부터 바뀌어 <창작과비평> 과는 다르게 문학을 더 부각시키는 느낌이었다.

그 중에서 김세희 작가님의 <드림팀>이 여운에 남았다. 내가 곧 마주할 "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이런 글을 마주할 때마다 심장이 두근댄다.

'문학 삶'이라고 잘못 읽혀지기를 원한다는 [문학3]은 천천히 읽고 싶은 문학지다. 이 것을 문학지라고 말하기 보다 차라리 책이라고 읽고 싶지만 서로의 소통이 화알짝 열여있는 것에 더 가치를 부여하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시집들보다 이 문학지의 글씨체가 가장 이쁘다.

계속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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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협상하라 -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궁극의 하버드 협상 전략
디팩 맬호트라 지음, 오지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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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의 삶을 살아오며 내게 가장 큰 협상은 한 살 터울인 언니와의 집안 청소 분담에 대해서 이다. 평소 생활습관이 매우 다른 우리는 항상 반복되는 집안일을 가지고 매일 누가, 어떤 청소를, 언제, 얼마나 더 하느냐에 대해 신경전을 벌인다.

언니는 그렇다. 방이 어질러져 있으면 보이는 즉시 정리를 하고, 쓰레기통이 채워져 있으면 바로 비우고, 신발장에 신발이 널브러져 있으면 곧장 신발장에 집어넣는다.

반면, 나는 그렇다. 집이 항상 깨끗할 필요가 없다. 싱크대에 접시 몇 개 있다고 해서 당장 설거지 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바닥에 머리카락 몇 가닥 치우지 않는다고 해서 집이 난장판 될 일은 없다.

하지만 그녀의 잔소리는 우리를 근본 없는 협상의 장에 놓이게 한다. ‘내가 설거지를 했으니, 네가 청소기를 돌려라.’ 이 간단한 협상이 내게 끈질긴 잔소리로 들리는 것은 바로 언니의 막무가내식 협상때문이다. 그녀가 자발적으로 청소를 하게끔 최저임금을 건넬 돈 없이 빈손으로 협상을 시도한 나는 한 가지 부탁을 했다. ‘, 이 책 세 페이지만 읽어라. 우리의 이 지긋한 눈치싸움을 끝낼 수 있다.’ ‘빈손으로 협상하라제목을 본 언니는 벌써 낌새를 알아차렸는지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는 내가 간곡히 말하고 싶었던 구절을 향해 책을 펼쳤다.

합의의 모양새에 관심을 기울여라. 제안한 내용뿐만 아니라 그 제안이 협상 상대와 그들의 청중에게 어떻게 비치느냐가 중요하다.”

공감은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에 관한 선택지를 넓혀 준다. 상대의 관점을 더 잘 이해할수록 해결책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실 이 책을 모두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이 책의 본질은 결국 협상에 대한 태도만 잘 성립한다면 협상의 쟁점을 둘러싼 많은 당사자들이 수긍할만한 이야기들이었기 때문에 나는 언니에게 팩트폭력 대신 우아한 공격을 선사한 셈이다. 언니는 몇 장 더 읽어보더니, ‘오케이. 그럼 이제부터 좋은 말 할 때 잘 알아들어라.’ 하고는 변화의 여지를 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언니는 난 네가 잘 때 설거지 다 했으니까 청소기 돌려.’라고 말했다. 여전한 그녀의 모습에서 협상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험난한 여정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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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를 기르는 법 1
김정연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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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웹툰에서 가끔씩 몰아보던 작품을 종이로 보니 더 실감난다
대한민국의 여성, 사회인, 직장인, 자식, 친구의 입장을 시니컬하고 적나라게 보여준다
귀여운 그림체가 욕을 하는 것이 괴리가 느껴졌지만 그만큼 나자신의 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깥에서 안에서 서로가 상처받고 자존감이 낮아졌다면 이 책을 보길 추천한다
나 대신 시원하게 욕하고 짜증내고 침을 뱉어 속이 후련해진다
때로는 내가 애써 무시하려고 했던 감정들도 끌어내주는데, 내가 바로 똥 치우는 사람인 것이다
나의 강아지에게 나는 먹이를 주는 사람 이상이겠지만 가끔은 똥 치워주는 사람일 것이다
네버엔딩 해피엔딩에 질렸다면 한 화 한 화 턱을 괴어 흐흐 웃으며 자동으로 혼자력이 상승하는 만화는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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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생명 Life - 위대한 석학 21인이 말하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최첨단 생명과학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5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이한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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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셔츠를 걸고 다윈주의를 내건 리처드 도킨스를 시작하여 생명과학에 관한 여러 석학들의 연구가 집결된 담화이다. 베스트오브엣지 시리즈는 마음, 문화, 생각, 우주를 거쳐 이번엔 생명이 주제가 되었다. 


문과를 진학했지만 생명과학이나 지구과학 과목을 좋아했던터라 내가 가진 지식을 활용해 그것에 살을 붙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들어보지 못했던 위대한 석학들은 내가 공부해보지 못한 분야까지도 담화의 형태로 설명해주어 뜻밖의 수확또한 있었다.
13장 바이오컴퓨테이션에 대하여, 에서 RNA 간섭으로 유전자를 억제하는 방법이 예로 설명되어있다. 수만년 전의 우리 유전자는 사냥만으로 열량을 얻었기 때문에 최대한의 열량을 확보하라는 명령를 갖추었다. 하지만 그것은 현대에 모든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기 때문에 당뇨병 과학자들은 생쥐에게 지방 인슐린 수용체 유전자 억제 실험을 하였다. 그 결과 생쥐들은 게걸스럽게 먹는데도 살이 찌지 않았고, 당뇨병이나 심장병도 걸리지 않고 수명도 늘었다고 한다. (p.360)


이 실험은 인간에게는 아직 실험되지 않았지만 이런 기술이 있다는 자체에 나는 입맛을 다시게 된다. 나는 RNA의 구조 정도만 알고 있었지만 과학자들은 그것을 가지고 여러 방면으로 깊게 탐구하는 것을 알았다. 이와 더불어 유전체 지도나 병원체, 생물학에 대한 연구들을 알게 되었고 과학의 발전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더 가깝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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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노엄 촘스키 지음, 구미화 옮김, 조숙환 감수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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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노엄 촘스키, 와이즈베리

 

나는 누구인가, 세상은 다수인가 하나인가. 인간이란 사명인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인가.. 알에서 깨어나 새롭고 차가운 공기를 마신 나는 이런 물음들을 주머니에 들고 다녔다. 불투명한 미래와 현실의 공허를 걱정하느라 인간 자체는 무엇인지, 나와 조상과 후배들의 초상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우리의 목소리와 입술과 눈과 손바닥의 세포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인간론에 대해 접해보지 않아 기본지식부터 익히느라 시간이 걸렸지만 천천히 읽으면서 촘스키의 말에 고개 끄덕일 수 있었다.

 

인간의 언어 습득을 적합하게 설명하기에는 세상의 경험은 질적으로 빈곤하여 역부족이다라고 자극의 빈곤성의 근거를 들며 내가 생각하던 언어의 중요성을 넘어버렸다.

모든 언어는 계층적 구조를 갖는 표현들의 무한집합을 제공하며, 각각의 표현은 두 개의 접합면에서 해석이 된다. 그중 하나는 표출을 위한 감각운동 접합면이며, 다른 하나는 사고 처리를 위한 개념-의도 접합면이다.

 

언어는 유한한 수단의 무한한 활용을 수반한다.”

인간임을 보여주는 언어의 특성을 한 문장으로 나타내면 이 문장으로 완성되지 않을까. 이 문장은 1장의 소제목으로 나타났지만 그 전부터 촘스키는 다른 학자들의 말을 빌려 거듭 강조한다.

 

매일 새로운 책이 수십 수백 권 출간되고 세상에 떠돌지만 하나하나 다른 사람이듯이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같은 언어를 사용함에도 이렇게나 다를 수 있을까 싶을 때도 있었다. 한 세기 전에부터 그런 의문을 제기했다고 하는데 하나의 의문이 본질을 파악하는 때가 있다.

 

1장은 언어학문의 기초적인 이론이 많았다. 언어학과 나는 접점이 없어 한 장의 진도가 나가기 힘들었을 때 영어영문학과인 언니의 도움을 받아 간단히 언어학의 전반에 대해 설명을 듣고 물으면서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2

언어와 이해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듯이 촘스키는 1장의 언어의 파생된 이야기들과 연관지어 이야기한다. “발음하는 행위는 우리의 사고와 별개로 존재하는 세계에 구체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p104. 언어의 단위와 외적 실체를 찾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우리는 문제와 미스터리를 늘 말하고 인지한다.

아직은 우리의 이해를 100%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의 의견으로 마무리한다.

 

2장까지 읽으면서 다소 촘스키 그가 인간의 본래적 선함을 찬성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3장의 에덤 스미스의 말을 인용한 부분에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뒷부분에서 다른 메커니즘에 의해 악한 부분에의 사회적 선한 작용 또한 언급한다.

3장에서는 산업혁명과 민주주의, 자본주의의 역사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상하구조, 노동자 문제 등에 대해 비판한다.

 

1장에서는 인간의 내부를, 2장에서는 인간의 외부를, 3장에서는 인간과 둘러싼 사회에 대해 말하였다면 4장에서는 그 모든 것들과 지구 전체에 물음을 던진다. 진리인 것처럼 공부했던 물리주의와 유물론의 한계, 환원주의와 환원 가능성,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철학 등을 말한다. 지구적 범위인 만큼 다양한 학자와 학문이 있다. 그래서 이 장이 가장 길고 크게, 모든 것들을 망라한다.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학자들과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그것뿐이었던 가벼운 글자들을 크게 부풀려 무겁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노엄 촘스키, 이 사람만으로도 모든 학문의 기초를 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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