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에게 깨지고, 직장동료들이나 후배들에게 치일 때마다 '정말 확 때려쳐?' 라는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온다. 쥐꼬리만한 월급은 월급날에 스쳐지나갈 뿐이고, 퇴근 후 자기계발은 커녕 침대에 누워 유튜브나 보고 뒹굴거리다가 문득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도 들지만 지친 몸은 생각하기를 거부한다. 어느 정도 연차가 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쥐꼬리만한 월급이라도 받아야 지금 생활이라도 영위가 되니깐, 열받지만 그렇다고 회사를 때려치울 순 없다.
이 책의 저자의 이야기가 참 많이 공감이 되었다. 특히 '호모 유튭엔스' 부분에서 현대인의 가장 손쉬운 취미 '유튜브 시청'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에 참 많이 공감이 되었다. 각종 운동 섭렵하기, 화실에 가서 그림 배우기, 원데이 클래스, 라탄 공예 등 나 또한 퇴근 후에 이거저거 찔러보고 있고, 또 찌르러 갈 예정이다. 이 모든 시도를 꾸준히 실천하는 일은 어렵고 유튜브 버튼 클릭은 너무나 쉽다. 그래도 꼭 호모 유튭엔스에서 벗어나고 싶어, 오늘도 저자처럼 나 또한 몸부림을 친다.
직장인들에게 회사, 사무실이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가슴이 답답할 것이다. 어떤 날은 치미는 분노에 맥주 한 캔 없이 잠들지 못했던 밤도 많을 것이다. '거지 같은 회사, 여기 꼭 뜨고 만다.' 라고 이를 간 날도 무수히 많을 것이다. 배불뚝이 대머리 상사에게 굽신거리는 내 모습이 초라해보이는 날도 있었을 것이다. 프리랜서, 자기 사업을 하는 친구들이 부러워 '나도 기술을 배워야하나. 내 사업을 해야하나' 고민해본 적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업기간을 겪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회사라는 곳이 단순히 월급을 주는 곳만이 아니라는 걸. 이 책의 저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2주동안 격리되어 있으면서 회사가 주는 소중함을 느꼈다고 한다. 하루를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다면 뭐든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해왔지만, 생활이 엉망이 되었고 격리생활에서 느껴지는 만족도가 낮아져서 급기야 '차라리 회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나 또한 코로나로 2주간 격리 생활을 하며 저자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 생활을 회사가 중심을 잡고 있었다는 걸 처음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회사안에서 그래도 좋은 사람을 만나고 회사원이 아니라 '자연인' 나의 견문도 넓어졌다. 쥐꼬리만한 돈을 주고 나의 시간과 젊음을 착취하는 공간이 아니라 그래도 나에게 좋은 영향력도 주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같은 직장인 친구와 커피 한잔을 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 들었다. 직장인 특히 서울에서 자취하는 직장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