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적 낙관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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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가드닝은 특별하지 않다. 유독 잘 키우는 그린 핑거도 아니고 키우는 족족 죽이는 똥손도 아니다. 대단핫 정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베란다와 거실에 화분이 가득한 우리 엄마 집 같은 정원. 이런 별 것 없는 소재로 글을 써내다니 이 사람은 진정 작가구나. 그래서 작가의 가드닝은가드닝 지침서도 소설도 아닌 일상 산문집이 될 수 있다.

김금희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자꾸 양희가 생각났다. 햄버거를 씹으며 오늘도 사랑한다고 말하던 양희, 폭팔하는 감정에 못이겨 달려온 필용에게 나무 같은 거 보라던 양희, 나무는 ㅋㅋㅋ 하고 웃지 않는다는 극본을 쓴 양희. 나는 너무 한낮의 연애가 그저 지나지게 밝고 드러나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는데 과도한 햇빛도 의미했을 것 같다. 이 또한 나무를 죽일 수 있지.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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