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7 페이지에 걸쳐 같은 시대에서, 같은 이름으로, 같은 사람이지만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네 명의 이야기… 하지만 마지막 장에서 관찰자로서의 작가가 등장하며 이 소설의 평행 세계가 한낱 농담에서 시작한다는 걸 알게 된다. 문학은 현생을 사느라 바빠서 미처 알지 못하고 단조롭게 끝날 수 있는 우리의 인생을,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그나마 풍족하게 채울 수 있는 도구로서 마땅히 가까이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1편에 이아 저자는 계속 외친다힘은 상대가 내게 힘이 있다고 느낄 때 생기는 것이다반드시 상대와 내가 함께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당신은 생각 보다 힘이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끈질기게 협상하라그리고 게임처럼 생각하고 결과와 상대 반응에 연연하지 말라마지막으로 자식과의 협상에 대해서도 얘기하는 진정한 피날레
제 2 권챕터 마다 새로운 인생의 이야기를 읽어가는 것이 생각지 못한 종류의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 한 인생을 주욱 읽고 그 다음의 인생을 다시 처음부터 주욱 읽는 것 보다, 각 챕터에서 다루어지는 비슷한 시기의 주인공이, 주어진 다른 환경 속에서 어떠한 선택을 하고 그로부터 어떤 경험을 하게되는지 엿보고 비교해 보는 것은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재미와 쾌감을 선사한다. 다음 권에서는 한층 더 성인에 가까워지는 주인공이 겪을 서로 다른 이야기가 더욱 기다려진다.
제 1권각 챕터 마다 다른 인생 이야기가 매트릭스처럼 전개되는 구조가 이전 장의 내용을 기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읽는 맛이 독특하고 오묘하다. 왠지 마지막 장을 읽었을 때는 서로 다른 네 가지의 이야기가 뒤죽박죽 섞여 하나의 굵직한 소설처럼 합쳐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섞인 기대감이 스멀스멀 맘속으로 들어온다.
인생 앞의 걸림돌에도 아랑곳 않고 거침없이 흘러가는 주인공의 인생 이야기가, 때론 휘몰아치고 때론 물보라를 일으키며 부서지고, 그럼에도 묵묵히 중력을 따라 큰 시내로 흘러 들어가는, 이 책의 제목과도 같은 저 흐르는 강물처럼 생생하다.소설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몇 챕터에서 주인공의 각오를 표현하는 장면은 심히 비장하고 그 비장한 각오의 원동력으로 작가가 표현하는 자연은 머릿속에서 웅장한 배경음악을 그리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의 그 떨림과 희미하게 떠오르는 희망은 마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마지막 독백과도 같았다. 이 책에 대한 소감으로 사람은 인생을 한 번 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에 문학이 필요하다고 밝힌 이동진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