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숙명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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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읽는 묘미는 작가가 고안한 트릭이 풀릴 때,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 빈틈없이 맞춰지는 그 쾌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마술처럼 트릭도 진화하지 않으면 트릭만으로 독자들을 오래동안 사로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치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들에게도 용의자 X의 헌신 같은 초절정의 트릭을 맛 본 다음에야 어지간한 트릭은 놀랍지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도 그의 책이 매 작품마다 매력을, 아니 마력을 잃지 않는 이유는 인간의 내면에 감싸져 있는 살인의 동기에 대한 탐구 때문일 것이다. 매 작품 마다 종장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범행의 동기와 그 이면의 심리적 배경이 마음을 울리며, 다음 작품을 읽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준다. 이러한 점이 그의 후반부 작품들을 단지 추리소설 작가의 작품으로만 구분지을 수 없게 만드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숙명은 그의 필력이 한창이던 시절의 작품인데, 이후 쓰여진 라플라스의 마녀나 악의에서 엿볼 수 있는 과학적 소재와 심리묘사로 유명한 명작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추리소설의 대가인 그에게 끊임없이 진화하는건 트릭이 아니라 소재의 폭과 더욱 진해지는 인간내면에 대한 탐구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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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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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국내작가 소설을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는 내게 이 책은 첫 경험이 되었다. 그 소회가 어떠십니까? 물어보신다면, “엄마 몰래 나쁜짓 한 것처럼 암울하고 혼란스럽다” 서두에서 던져진 강렬한 시작 때문인지 주인공 제이와 동규의 얘기가 좀 더 환상적이길 기대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맛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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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투자 전쟁 - 전 세계 금융 역사 이래 최대의 유동성
정채진 외 지음 / 페이지2(page2)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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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들이 삼프로TV에서 보여주었던 해박한 견해와 인사이트가 책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글은 정제된 표현 도구라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책을 한 권 다 본 지금 뭔가 책의 머릿말에서 책이 종료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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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다 - 김영하에게 듣는 삶, 문학, 글쓰기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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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은 말하기지만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볼 수 있는 책이다. 김영하의 작가개론 한 학기 수업을 들은 것 같은 기분이다. 글쓰기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시대의 반항아적 기질을 가졌던 그의 청년기 배면에 문학 작품에 대해서는 그 순수한 예술적 아름다움을 동경하는 면을 보여주고 있어서 작가 김영하를 더욱 매력있게 만든다. “어떤스러움”에 얽매이지 않고 작품속 인물과 어떻게 진실한 소통을 할 수 있을까에 진지한 고민을 아끼지 않았던 작가의 열정이 감동스럽다. 작가는 말미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도 말하기에는 일종의 과장이 저도 모르게 더 해지기 때문에 과거의 강의와 문답을 글로써 다시 표현할 필요에 대해 생각했다고 털어 놓는다. 이토록 청자와 독자와의 솔직 담백한 소통에 정성을 다하는 작가라면 소설 속 인물들과 어떤 교감을 했는지 실로 궁금하다. 그래서 그의 소설 책 한 권을 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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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여행의 이유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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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이 막을 내리기 시작할 때 즈음 나는 독서패턴을 완전히 바꾸어 소위 나의 발전과 삶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주제를 선정해서 관련있는 책들을 차례차례 섭렵해 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다 보니,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을 얻게 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고 종국에는 실천으로 이어가는 경향도 보였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지금 글자를 읽는 행위가 독서인가 공부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독서를 공부와 나누어 정의할 수는 없지만, 독서란 단어 내면에는 정신적인 성찰과 발전, 그리고 치료라는 의미도 내겐 중요한 까닭에 이런 패턴의 독서를 수 개월 째 계속하고 완독할 때 마다 등록되어 진열되어 있는 책들을 보니 가끔은 삭막하다는 느낌도 받게 되었다.

더욱이 한 주제에 대한 책 들만 읽다 보니, 매너리즘도 찾아와 본래의 목적과 의미도 점차 옅어 진다는 것을 느꼈고 책을 잡는 시간이 피로하여 점차 그 횟수도 줄어들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잠시 쉬어가고자 선택한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는, 책에서 수없이 언급되어 있는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기 인생을 살 수 있는 그 느낌을 선사해 주었다. 삭막한 인생의 여정에서 쉼터를 제공해 주고 과거에 해 왔던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며 짧은 시간 이 책과 함께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다소 감성적인 내 성격과 지금의 내 나이가 사뭇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어서 최근에는 감성을 자극하는 매체를 의식적으로 멀리하던 차에, 이 책의 첫 장을 펼 때 조금은 걱정되는 마음도 들었지만, 이는 기우일 뿐, 작가의 의도대로 일상을 다시 시작할 힘이 생기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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