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에 대한 나의 기억과 그 기억을 통해 만들어지는 감정은 과연 얼마나 온전한 것일까? 사람에 대한 기억과 감정은 나의 경험에서 생겨나고, 그 중 남기고 싶은 것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다소 허탈한 엔딩을 보여준 이 책의 마지막 장은, 한 사람에 대한 열띤 추종과 혹은 격렬한 미움은 정확하지도 않고, 그래서 허탈함을 남기는 인생과도 매우 흡사하다. 그래서 이어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기억해 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나, 어떻게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것 역시 불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