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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드롭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월
평점 :
집에서 일하는 프리랜서에, 일이 있을 때만 외출을 하고, 그래봐야 같은 구나 바로 옆에 위치한 구 정도 까지만 이동한다. 생활
반경이 아주 좁다. 여행은 해 본지 벌써 10년이 넘었고, 그 마저도 별로 멀지 않은 국내, 부산 여행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여행 에세이를 읽는 재미가 삼삼하다. 내가
해 보지 못한 여행 경험과 여행지에서 느끼는 것들에 대한 생소한 글을 읽고 있노라면, 내가 그 여행을
한 듯한 생생한 느낌이 참 좋다.
일본 인기 여류 소설가인 에쿠니 가오리님이 신작 여행 에세이 <여행 드롭>을 출간했다. 표지부터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느낌에, 같은 디자인의 다이어리도 나왔는데, 이 책에 실린 글의 느낌과 아주
잘 어울린다.
작가들은 여행할 기회가 참 많은 것 같다. 에쿠니 가오리님의 첫 여행은 학생 때 한, 조심스럽고 어설픈 것이었지만, 작가가 되고 나서 일을 할 겸사 겸사
많은 곳을 다닌 듯 하다. 그저 맛있는 버터 빵을 먹고 싶어서 일할 겸, 여행할 기회에 들뜨기도 하고, 여행지에서 우연히 마주친 북방여우, 배 옆을 헤엄치던 돌고래, 외국의 조심스럽고 똑똑했던 들개들 등
동물들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다고 하기도 하는 등, 아주 귀여운 여행 에세이였다.
남편의 양복 주머니에서 나오는 과자들을 먹으면서, 친스코가 나오면, ‘오키나와에 다녀왔군’, 명란 맛 과자면 ‘하카타군’, 문어 맛은 오사카, 레몬
맛은 히로시마일 것이라고 상상하는 에쿠니 가오리 님의 귀여운 상상에 웃음이 지어진다.
이 책을 보다가 커피 조이라는 크래커를 한 박스 주문했다. 커피 맛이 나는 과자에, 커피와 어울린다고. 인도네시아를 상상하며 먹었는데 그만 그 과자
포장에 ‘이탈리안 모먼트’라고 쓰여 있고 유럽의 풍경이 그려져
있어 깜짝 놀랐다는 에세이를 읽고 호기심이 뭉글뭉글 일어 거의 1kg을 주문해버렸다.
딱 커피 조이 과자에 커피를 곁들이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에세이이기도 했다. 귀엽고
따뜻하며 소소한,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 여행 에세이였다.
l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