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가 있는 국경
김인자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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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를 펼치면 항상 내 지친 마음이 달래지고 가슴은 설레임에 두근거린다. 어쩌면 한 번도 해외여행을 해 보지 못한 나는 여행 에세이를 통해 바다를 건너고 하늘을 날아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지도 모른다.
 
많은 여행에세이를 읽어 봤지만 이 책은 조금 특별하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사건과 따뜻한 교감을 이야기하는,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연금이 있으면서도 길가에서 그림을 그려 생활하는, 그림 이야기만 하면 아이가 되는 노화가부터, 영양실조에 말라리아까지 걸려서 힘들어하는 아가가 안쓰러워 사탕을 사들고 다시 찾아갔더니 조그만 흙덩이 속에 누워버린 안타까운 아가의 이야기, 대뜸 꽃을 꺾어들고 프로포즈를 하던 타지의 남자, 막무가내로 학교로 끌고 가 고등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하는 선생님까지 김인자 작가의 여행에세이에는 타지의 풍경이나 유적지보다 그 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사진 역시 이야기의 주인공인 인물 사진이 대다수이다. 이야기와 사진으로 타지의 낯선 한 사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
 
어쩌면 여행이란 박물관을 방문하고 낯선 풍경을 감상하고, 유적지를 보러 가는 것이 전부가 아닌지도 모른다. 그 곳의 민낯을 보려면,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과 교감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지도 모른다. 김인자 작가는 여행지의 겉모습이 아닌, 그곳의 거친 속살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
 
새벽 3, 감성이 충만한 시간에 어울리는, 시어들의 향연과 같은 에세이들 역시 수록되어 있다. 아름다운 낯선 풍경의 사진과 함께 마음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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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의 풍경이나 유적지의 사진뿐 아니라 타지를 오롯이 느끼고, 지친 마음에 감성을 충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이 특별한 여행에세이를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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