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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소파에 누운 경제 - 자본주의가 앓는 정신병을 진단하다
토마스 세들라체크.올리버 탄처 지음, 배명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자본주의 사회에서 회사 생활을 하고 경제활동을 하며 부조리하고
불공평하다고 생각한 적이 꽤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심한 가혹한 노동 환경, 부익부 빈익빈 현상, 필요 없는 물건을 사게 만드는 상술의 난립
등 나를 좌절시키는 것은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이 책은 이러한 자본주의의 내밀한 세계를 파고들어 그 폐부를
분석한다. 지금껏 경제학을 이렇게 정신의학의 관점에서 분석하려고 한 시도는 없었다. 처음엔 다소 과장되고 생소한 주장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 책은 경제학, 문학, 신학, 정신의학, 수학
사이를 종횡무진 누비며,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지식의 세계를 열어준다.
사실 신화와 경제학을 연결시키는 내용이 그리 쉽지는 않다. 책 내용을 소화하려면 진지한 집중이 필요하고 핵심 아이디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꽤 진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이 책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 후에는 흥미로운 시각과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즐길
수 있다.
직선적 사회로 들어오면서 속도 전쟁에서 파생되는 공격성, 창의력 부족, 경영자의 사이코패스화는 직장생활을 해 본 사람이면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주장이다. 은근히, 나만 이런
생각을 가졌던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자본주의는 병들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더 높은 성장률, 더 많은 이익, 더 많은 돈을
추구하는 사이 인간성은 삭막해지고 물건을 팔기 위해 조장한 공포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놀아난다. 경제
성장기에 신중함을 잃고 과격하게 투자하다가 불황기에 커다란 손실을 얻고, 세상은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은 더욱 부유해지도록 발전한다. 불황이 오면 희생양을 만들어 모두 그 탓으로 돌리기
바쁘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 자본주의 안에서 살면서 함께 병들고 추악해진다.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버린 요즘 세상에, 이 책으로 한 번쯤 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여러 가지 분야의 학문이 융합되어 선사하는 지식의 바다에
빠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