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칵 마음이 쏟아지는 날 - 아무 일 없듯 오늘을 살아내는 나에게
가와이 하야오 지음, 전경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살다 보면 참아왔던 마음이 왈칵 쏟아지는 날이 있다. 힘들어도 꾹 참고, 아파도 끙끙거리며 견디고, 앞만 보고 쭉 달리라고 해서 그렇게 살다 보면, 어느 샌가 힘든 마음이 쏟아져 나와 더 이상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겠다고 선언하는 날이 온다. 이렇듯 일상에 쫓겨 잘 신경 쓰지 않던 마음은, 계속 한쪽으로 밀어두다 보면 어느 때이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게 된다.
 
저자는 융 심리학을 토대로 상담을 해주듯 찬찬히 이야기를 푼다. 융 심리학이라고 해서 어려운 내용은 하나도 없다. 그저 마음이 밝아지는 이야기를 하나씩 조근조근 들려줄 뿐이다. 좀 더 깊게 들어가도 좋은 내용은 저자의 다른 책에서 발췌해서 실었다. 그 부분은 이해하기가 조금 어렵지만, 앞에서 읽은 내용과 이어지기 때문에 충분히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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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세 편을 분석하여 생각할 만한 점을 짚어주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일본 소설과 고전을 소개하다 보니 익숙한 내용은 아니지만, 스토리를 충분히 설명해주니 읽을 만 하다. 소설의 줄거리를 따라가는 재미와 그 안에서 저자가 분석한 내용을 따라가며 남녀에 관한, 무의식에 관한, 사랑에 관한 재미있는 통찰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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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분석에 관한 내용도 흥미롭다. 십대부터 죽기 1년 전까지 자신의 꿈을 모두 기록한 묘에라는 승려의 책을 소개하며 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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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새 꿈을 적어보고 있다.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꿈을 떠올리며 뒤척대다가, 일어나면 꿈 내용을 대충 적어놓고, 시간이 날 때 다시 노트에 잘 정리한다. 내 꿈을 이렇게 탐구해보기는 처음이지만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어떤 날은 내가 왜 그런 꿈을 꾸었는지 알 것도 같다가 어떤 날은 도통 왜 그런 꿈을 꾸었는지 모르겠다. 저자는 꿈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꿈을 탐구해도 괜찮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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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것뿐만 아니라 꿈을 사는것에 대해서도 멋진 조언을 해준다. 자신이 이루고 싶어하는 꿈이 진정한 자신의 꿈인지, 남들의 기준과 생각에 따라 주입된 꿈인지 성찰해보라고 한다. 그저 많은 돈을 벌고 싶은 것은 아닌지 등과 같다. 자신의 흥미나 적성보다 돈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고, 꿈이나 가치관보다 직업의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어버린 요즈음, 진로를 탐색하는 젊은이들이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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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어질 때는 그냥 좋아하는 일을 해보라고 조언한다. 어쩌면 그것이 답이 될 수도 있단다.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면 누구든 잘 할 수 있다. 혼란에 빠진 사람에게 정말 위안이 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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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은 날도 아무 일 없듯 살아내는,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치고 마음이 무거워진 날에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가면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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