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읽지 못할 책은 없다 - 평범한 대학생을 메이지대 교수로 만든 독서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임해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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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나름대로 열심히 책을 읽는다고 하지만, 한 권을 오래 잡고 있느라 많은 책을 읽어내지 못하고, 난해한 고전을 펴 보고는 아연실색하며, 어려운 원서나 학술서를 읽느라 고생을 하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런 독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저자가 직접 실행에 옮겨 보았던 독서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독서법의 가장 큰 특징은 완독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책을 사면 표지와 뒤 표지의 홍보문구, 책 날개의 저자 소개며 다른 책의 광고까지 한 글자도 빼지 않고 꼼꼼하게 읽어야 본문을 읽을 준비가 된 것 같고, 본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나서는 맺는 글, 역자 후기, 전문가 해설, 심지어는 저자 연보까지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내게 다소 과격한 독서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완독을 고집하다 보면 가끔씩 지치는 순간이 있었다. 특히 책을 읽는 기간이 길어지면 처음 책을 펼칠 때의 열정이 사그라져 지루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완독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려, 심지어는 어서 읽어 치우고, 다른 책을 들고 싶어지곤 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대출할 책을 고르면서 여러 권의 책을 잔뜩 쌓아놓고 발췌독을 하면서 큰 행복감을 느꼈고 새로 산 책을 늘어놓고 한 권씩 구경하면서 기분 좋은 쾌감을 느꼈다. 이 느낌은 늘어지고 지겨워지는 힘겨운 완독의 느낌과는 비할 수도 없이 좋은 느낌이었다. 책에 흥미를 붙여야 하는 독자에게는 완독보다 저자가 제시한, 많이 사서 조금씩 두루 읽는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일리가 있었다.
 
이 독서법을 따르다 보면 독서에 대한 좋은 감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책을 읽고 싶은 욕구가 가장 강할 때는 책을 산 직후이다. 이렇게 발췌독을 하다 보면 가장 욕구가 신선(?)할 때 모두 읽어낼 수 있으니 지속적으로 책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사 모으면서 내가 느낀 바와도 같다. 책을 산 지 몇 주, 몇 달이 흐르도록 책장에 꽂아놓거나 전자책 서가에 그대로 두면, 점점 읽고 싶은 욕망이 줄어든다. 처음 책을 구매할 때는 당장 읽고 싶어 안달이 날 정도이지만, 현재 읽고 있는 책 때문에 차일 피일 미루면 정작 책을 집어들 때는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이라는 심정이 든다. 읽어낼 수 있는 양보다 구매하는 양이 월등히 많은 나로서는 읽지 못하고 서가에 꽂아둔 그 많은 책들을 내 마음 속에서 서서히 부패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도 저자는 한 분야를 연구하고 싶으면 입문서부터 시작하라’, ‘어려운 고전은 해설서부터 보라’, ‘전문적인 학술 서적이라도 책 안에 흐르는 감정에 주목하여 읽으라’, ‘원서를 읽을 때 쉽게 쓰여진 원서부터 보라는 등의 제안을 해준다. 대부분이 독서 초심자가 책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방법, 어려운 책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아직 책에 흥미를 갖지 못했거나 난해한 책을 읽어내야 하는 경우 유용한 충고들로 가득하다.
 
책을 고르는 법에 대한 제안으로 이 책은 마무리된다. 엄청난 양의 책을 구매하기 때문에 좋아할 만한 책을 고르는 것만큼은 자신이 있는 나로서는 공감이 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책 광고나 리뷰, 각종 매거진, 서점, 도서관 등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들은 책을 고르는 데 많은 참고가 된다. 특히 자신의 시각, 견해와 잘 맞는 서평가를 찾아보라는 충고는 아주 유용했다. 베스트셀러를 읽다 보면 시대를 읽을 수 있으며, 최근 서점가를 휩쓸고 있는 채식주의자같은 수상작을 읽어봄으로써 한강 작가의 세계로 빠져들 수도 있다.
 
이 흥미로운 책을 덮은 후 읽고 싶은 책이 생겼다. <이기적 유전자>를 오랜 기간 읽을까 말까 망설였는데 이 책을 읽은 것을 계기로 용기를 내기로 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원서와 시드니 셀던의 원서도 곧 탐사해볼 생각이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큰 수확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주문하고, 펼치며, 읽는 모든 순간이 좀 더 행복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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