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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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을 처음 알게 된 건 어느 책 관련 카페에서 본 불안의 리뷰에서 였다.
그 때까지 읽는 책의 스펙트럼이 외국 소설이나 에세이, 교양서적이래봤자 경제 경영쪽의 꼭 필요한 영역에 한정되었던 나에게 알랭 드 보통의 철학적인 글은 큰 충격이었다.
도서관에서 불안을 꺼내들고 구경해보며 내게 있어 독서의 신세계였던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읽던 때의 흥분을 기억한다.
그 후로 나는 알랭 드 보통의 팬이 되었다. 그의 소설은 많은 작가들이 수도 없이 울궈먹는 사랑 얘기임에도 범상치 않았다. 스토리 전개가 재미있고 플롯이 뛰어나다기 보다는 잔잔한 재미, 그리고 철학적인 문제들, 사유해볼 수 있을만한 이야기거리들, 공감을 자아내는 글들을 읽다보면 어느 새 소설은 큰 줄거리 상의 변화 없이 끝나있었다. 어떤 사람은 알랭 드 보통의 글은 읽기 어렵고 스토리 변화가 없어 싫다고 한다. 하지만 난 그런 별스럽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그의 글이 좋았다.
그 이후로 그의 책을 모두 사 모으거나 빌려서 읽었다. 도서관에서 빌리면 다 읽고 반납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 얼른 읽어버리고 책을 사면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에 사서 열심히 꽂아 두고는 꺼내보지 않는 내 습관 때문에 그의 책 중 빌린 책은 다 읽었지만 소장하고 있는 책은 아직도 쓰다듬어 보기만 하고 보지 않은 책이 많다.
지금까지 읽은 그의 책은 항상 특별했다.
누가 건축에서 주거 목적 이외의 그렇게나 심오한 의미를 찾아봤을 것이며 누가 아주 평범한 한 여자에 대한 전기를 쓰겠다고 생각해봤을 것인가.. 결혼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도 지루할 것 같지만 여태껏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들로 그득하고 공항이라는 무심히 지나던 장소도 그의 시선에서는 삶으로 가득했다.
소설이라는 흔한 형식 속에서도 철학적인 얘기들이 그득한 그의 글.. 또한 일이나 공항, 종교와 같은 범상치 않은 주제의 그의 글.. 나로서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의 인생학교 역시 셋트로 구매해서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즐기고 있다..
앞으로도 한참 동안 알랭 드 보통 홀릭은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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