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 헤르만 헤세 시 필사집 쓰는 기쁨
헤르만 헤세 지음, 유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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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와 스마트폰,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에 굳이 번거롭게 아날로그 필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 특이한 사람들 중의 하나다. 어쩌면 정보기술의 발달과 함께 그에 대한 피로 때문에 사각사각 소리를 내는 아날로그가 더욱 매력 있게 느껴지는 지도 모른다. 아끼는 만년필을 꺼내서 좋아하는 잉크를 넣어 한 줄 한 줄 필사를 하다 보면 어느새 어지러운 마음이 정리되고, 마음이 평안해지기 마련이다.

<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는 헤르만 헤세의 시 100편을 필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다. 헤르만 헤세는 소설, 에세이, 시 등 다방면에 걸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얼마 전 그의 에세이를 삼삼한 기분으로 읽었다. 이 필사책에서 마주한 시는 에세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인생무상, 자연의 기쁨 등을 노래하는 그의 쉬운 시들이 마음에 훅 다가온다.







그의 시 몇 편을 필사해보았다. 시를 그냥 읽기만 하면 사실 잘 이해가 안 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시를 따라서 써보며 즐기니, 더욱 깊은 밀도로 즐길 수 있었다. 헤르만 헤세의 시는 사실 별로 어렵지 않지만, 그러한 시도 한 번 읽고 나서 필사로 한 번 더 즐긴다는 것이 참 좋다.
필사를 즐기는 맛이 더욱 나도록, 양장의 예쁜 표지와 아름다운 내지를 갖고 있는 필사책이다. 책상 옆 책장에 꽂아두고 생각날 때마다 종종 꺼내어 쓰고 싶은 책이다. 헤르만 헤세의 시가 더욱 품격을 높였다.
마음이 어수선해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조용히 힐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날로그의 매력에 깊이 빠졌다면, 이 책을 들어보기를 권한다. 아마도 마음 깊이 고요한 시간 속에서 충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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