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가 전해 준 것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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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이토를 좋아한다. 그의 소설에 드러나는 따뜻함과 인간미, 온기랄까. 그런 것들이 너무 좋았다. <츠바키 문구점>이라거나 <달팽이 식당> 등 그가 소설에서 전하는 휴머니즘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 그가 낸 책은 미니 힐링 소설이다. 아주 작고 얇은, 1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작은 책자에서 그는 왕관앵무새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의 이번 소설은 마치 동화같은 느낌이다. 왕관앵무새가 주인공이어서도 그렇지만, 동심을 자극하는 힐링 스토리가 무척 아름답다.
주인공 왕관앵무새는 어딘가 어둡고 침침하고 무서운 곳에서 구출되었다. 새장이 모인 곳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산다. 옆 새장에 있는 야에씨는 회색앵무새인데, 나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 준다.
나는 야에씨에게 인간이라는 존재와, 내가 새라는 것과, 전쟁의 역사와 노래를 배운다. 내가 나도 모르게 부르는 감미로운 노래가 바로 알에서 들은 자장가라면서 평생 기억하라고 일러준 것도 야에 씨다.
그 후, 나는 이사해 어느 집에서 살게 된다. 그 집에서 놀랍게도 친구를 사귀게 된다. 바로 미유키다. 미유키와 새의 말을 하며 즐겁게 지내던 어느 날, 그 가족의 아픔을 마주하기도 하고, 어머니에게 잘 다녀왔어?”란 말을 배우기도 한다. 차츰차츰 미유키와 말이 통하지 않게 되던 어느 날, 나는 갑자기 세상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새장에 이리저리 부딪히고 물이 튀고 모이가 날아가지만, 새장이 닫혀있어 도망치지 못하고 있는데, 미유키가 달려와 새장을 열어주며 도망가라고 한다. 나는 헤어짐을 직감하고 필사적으로 미유키에게 그러면 헤어진다고 이야기를 해 보지만, 여전히 말은 통하지 않고 나는 결국 훨훨 날게 된다. 그리고 그리운 곳에 도착하게 된다.
작고 귀여운 이 책을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충만해지며 아이로 돌아간 것 같은 시간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도 아주 좋은 책이다.
오늘, 지치고 슬픈 일이 있었다면, 이 책을 한 번 펼쳐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오가와 이토가 진심으로 전하는 따스함이 왕관앵무새를 통해 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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