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하 인간 - 노력하고 성장해서 성공해도 불행한
제이미 배런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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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노상 기를 쓰고 노오력하고, 노오력해서 성공의 사다리를 올라야 한다는 말에 익숙하다. 학생 때는 쓰러져도 학교에서 공부하다 쓰러지라는 소리를 듣고 자라고, 회사에서는 야근에 특근에 절어야만 회사 좀 다닌다고 인정 받는다. 오죽하면 욜로나 휘게까지 주목을 받을 정도일까. 하도 힘들게 사는 사람이 많다 보니, 이 순간을, 오늘을 즐기자는 모토가 유행이 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했다.

즐거움을 미래로 연기하는 사람도 많다. 은퇴 후에 옷을 지어 입겠다고 예쁜 원단을 모아 두는 게 취미였던 한 여성이, 은퇴도 전에 과로로 병사하는 경우를 보면 그게 다 뭔가 싶다. 대학만 들어가면, 대기업에 취업만 하면, 집만 사면, 차만 사면. 끝도 없이 인생의 고난과 노오력 거리가 밀려 오고, 우리는 즐거움을 그 이후로, 또 그 다음으로 미루고만 있다.
그건 모두 사회가 전하는 메시지라고 제이미 배런은 역설한다. 우리는 모자라다고. 우리는 남보다 못하다고. 우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그래서 그런 우리를 뜯어 고치기 위해 모 기업의 제품이 필요하다는 메시지에 끊임없이 노출되는 우리는, 응당 과부하에 걸리기 마련이다. 과소비를 하고, 과소비를 메꾸기 위해 과로하고, 과로하면서 과하게 노력하고, 결국 번아웃이 오기 마련이다.
제이미 배런은 사회가 우리에게 주입한 메시지를 모두 내다 버리라고 조언한다. 지금, 여기, 우리에게 만족하라고. 지금, 당장 즐거워지라고. 즐거움을 위한 활동에 시간을 적극적으로 할애하라고. 그렇다고 그가 조언하는 것이 모든 것을 그만 두고 놀고, 쉬고, 먹고, 자고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 대신 성실하고 꾸준하게 마음 깊이 원하는 것에 매진하라고 역설한다. 남보기 그럴 듯한 자신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남이 하는 걸 다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이 되라고. 당신 인생의 주인공은 당신이니까.
제이미 배런의 일견 설득력있는 목소리는 이 시대의 과부하 인간들에게 해방을 가져다 준다. 그저 남을 따라, 더 높은 곳으로,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노오력만을 하다 죽는 사람이 되기는 싫지 않은가. 그의 목소리에 한 번 귀 기울여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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