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iver (Paperback) - 『기억 전달자』 원서
Lois Lowry / Houghton Mifflin Harcourt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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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각종 위험하고 안 좋은 일들이 많이 있다. 전쟁, 기아, 자연재해, 부상, 다툼 등등. 이런 일들을 모두 막을 수 있다면, 그 사회는 유토피아일까? 되려 디스토피아일까?

Lois LowryThe Giver는 뉴베리 메달을 딴 영 어덜트 픽션이다. 초중생들의 추천도서라고 알고 있으나, 책 안에 나오는 Release라는 개념의 충격성 때문에 오히려 금서가 된 곳도 있다고 한다.
Giver
에서는 딱 이런 사회를 그린다. 모든 위험과 고통을 지우고, 역사마저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우고, Sameness를 지향하는 사회를 건설한 것이다.
그 사회 안에 Jonas는 산다. 그도 의심의 여지없이 Sameness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산다. 이 사회는 모든 것이 통제되고 조정된다. 가족마저 생부, 생모와 사는 것이 아니라, BirthMother가 낳은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밤에도 잘 자게 되면, 한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 unit에 배정이 된다. 파트너 조차도 결혼하겠다 신청하면, Elders가 성격과 취미 등을 신중히 고려해서 지정해준다.  직업도 열 두 살 때 지정된다. Volunteer Hour에 아이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세심히 관찰하고 Elders가 타당한 이유를 들어 가며 지정해 준다.
어쩌면 이런 게 좋을 지도 모른다. 요즘의 힘든 세상에 사는 젊은이들은 이런 사회를 동경할 지도 모른다. 고민할 것도 없고, 아등바등 애쓸 것도 없다.
하지만, Jonas는 이런 사회 안에서 살기 위해 감정마저 통제해야 한다. 그가 처음으로 성적인 꿈을 꾼 다음 날부터 그는 Stir를 가졌다고 보고하고, 약을 매일 먹어야 했다. 그리고 다시는 이성에게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여타 감정조차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Jonas
는 열 두 살이 되어, 직업을 지정받는 세레모니에서 Receiver of memory를 지정받는다. 지금까지도 특이하다 생각하던 와중에, 이건 또 뭔가.
이 사회는 모든 기억과 역사를 지웠다. 아이들은 전쟁이 무엇인지, 그런 것이 있었는지조차도 모르고, Sameness에 의해 기후마저 통제되었기 때문에 눈이 무엇이고 비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회의 한 명은 전 세계의 역사를 기억하고 모든 사람을 대신해서 고통을 짊어진다. 때로는 즐겁고 행복하고 찬란한 기억도 있지만. 그리고 Receiver는 사회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 Elders에게 출석해, 자신이 가진 기억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 주어야 한다. Jonas는 바로 그 Receiver가 되어야 했고,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이전 Receiver, 이제 Giver가 된 사람을 만난다.
그리고 그제서야 Jonas는 자신이 사는 사회가 사랑도 없고, 색채도 없고, 감정도 없이 말라붙은, Sameness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폭력조차 깨닫지 못하고 사는 디스토피아 사회임을 깨달아간다.
영 어덜트 픽션임에도 아주 극적인 전개와 반전이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Giver에게 기억을 전달받는 장면들과, Giver의 기구했던 운명 이야기, Jonas가 자신이 사는 사회가 디스토피아임을 깨닫고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는 일들, 열린 결말로 끝나는 엔딩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Giver
는 세 권의 sequel이 있다. 그 책들에서 이 책의 결말을 추측할 수 있지만, 이 책에서만은 엔딩의 해석을 독자에게 맡기고 있다.
주인공이 고작 열 두 살에 이런 험한 일들을 겪게 된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가혹한 것이 아닌가 싶지만, 이 책을 읽는 와중에 들은 팟캐스트의 진행자가 이런 말을 했다. 대부분 열두살 즈음에 처음으로 사회의 어두운 면을 마주하게 된다고. 우리 나이로 치면 중학생이 되었을 때 즈음이다. 어쩌면 정말 이 소설은 그런 면에서 리얼리즘에 가까운 일면이 있는지도 모른다. 사춘기가 되고, 나도 어린 시절부터 지금껏 알아온 세상은 아이에게 보여주기 위해 지어낸 거짓 일색인 세상이 아닌가 고민했으니 말이다.
The Giver
1990년대에 쓰여진, 오래된 소설이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같이 본다면 비교하는 재미도 있을 듯 하다.
영 어덜트 픽션답지 않게 아주 흥미진진한 소설이었다. 어른이 읽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읽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Sameness는 없지만, 진정한 가족이 있고, 사랑이 있고, 우정이 있으며, 전쟁과 기아도 있는 이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볼 거리도 주는 책이었다. 아이들이 읽는다면, Release의 충격성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몰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즐거운 흥분에 떨며 원서를 다 읽어내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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