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여름이 닿을 때
봄비눈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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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커다란 결핍이 세 가지 있다면, 운전, 여행과 연애다. 젊어서는 야근과 특근에 절어 운전을 배울 짬이 없었고, 나이가 드니 어디를 크게 멀리 돌아다니지도 않는다. 밖에 돌아다니는 것을 잘 즐기는 편도 아니니, 여행도 별로 아쉬울 것이 없다. 다만, 한 가지 미련이 남는 것은 달달한 연애를 해 보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로맨스 소설을 별로 즐기는 편이 아니다. 뭘 알아야 공감을 하지. 무슨 경험이 있어야 느끼는 게 있지.
그러나 <너와 나의 여름이 닿을 때>는 오래 전, 내가 어설프고 덜 여물었던 때로 자꾸만 잡아끄는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설레기도 하고, 괜스레 당황하기도 하고, 슬쩍 다가가보기도 했던 풋풋했던 날들로.
낮에는 철학을 하고 밤에는 소설을 쓴다는 봄비눈 작가의 이 로맨스 소설은 판타지적인 설정과 달콤 말랑한 분위기의 로맨스 스토리가 섞여 있다.
서로 별 감정도 없이, 그저 나이가 차서 만나고 있던 연인과 결혼 준비를 떨떠름하게 하고 있던 여름이가 주인공이다. 심지어 연인은 웨딩드레스를 고르러 가는 것에도 별 관심이 없고 여름이를 혼자 보낸다. 사랑 없는 연인과 결혼 준비를 하고 있고, 철학과에서 시간 강사를 하던 일자리도 다른 교수님이 채용되면서 잃고 말았다. 인생이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고민할 새도 없이 여름은 강의를 마치고 돌아가던 길 교통 사고를 당해 사망한다.
그러나 여름이 눈을 뜬 곳은 조용한 카페 안. 어리둥절하는 여름에게 카페 주인이 와서 이야기를 한다. 이 곳은 저승으로 가기 전 길목에 있는 카페라고. 여기서 일생을 돌아보고 나서, 가장 그리운 시절로 돌아가 1년을 살 수 있다고. 여름은 첫사랑 유현을 떠올린다. 그와 함께였다면
로맨스 소설에 참 공감하기 힘든 나지만, 이 지점에서는 두근두근거렸다. 내게도 어설픈 첫사랑이 있으니. 내게도 후회와 미련이 켜켜이 쌓여 있으니.
뒷이야기 역시 모태 솔로도 페이지를 팔랑팔랑 넘기며 마음을 들썽거리게 하는 보기 드문 반전 있는 로맨스 소설이었다. 궁금하시다면 직접 확인하시길.
열기가 쉽게 식지 않을 듯한 이 여름에, 여름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펑펑 울고 나서 더위를 잊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l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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