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와 그의 책 <월든>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 손수 작은 집을 짓고 자급자족하며 2년 동안 산 것을 모르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책 <월든>은 읽기 쉽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냥 술술 읽히는 가벼운 에세이라기 보다는 철학적인 사유가 담긴 책이어서 읽는 데 좀 더 노력이 필요하나, 조금 집중하고 힘들여 읽다 보면 보물 같은 문장과 단상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소로우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물질 만능주의와 과도한 물질 추구를 비판하는 글로 시작한다. 큰 농장을 갖고 있으나 그 농장을 경영하기 위해 일평생 일해야 하고, 멋진 집을 소유했으나 그 집 값을 내기 위해 한 평생을 바쳐 노예처럼 일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그것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기본적인 것으로도 충분한데 왜 기본적인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지 묻는다. 그는 그러한 것을 추구하는 대신 꼭 필요한 것만 갖추어진 월든 호수 옆의 오두막으로 들어간다. 그는 그 곳에서 홀로 빗소리를 들으며 위안받고, 호숫가의 아침에 상쾌한 공기를 들이 마시는 것을 사랑한다. 그는 그 곳에서 고립되어 있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의자 외에도 두 개의 의자를 더 두고 손님을 맞았다. 물론 많은 손님을 받을 수는 없었으나 그는 정말로 소중한 손님만을 받으며 그들과 소통했다. 손님은 사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동물 친구들과도 더불어 지냈다. 생쥐가 나타나 소로의 옷을 타고 몸을 기어올라, 소로우가 잡고 있던 치즈를 먹기도 했다. 피비도 헛간에 집을 짓고, 개똥지빠귀도 근처 소나무에 둥지를 틀었다. 이러한 재미있는 일화들 사이에서 소로우는 동물 친구들을 관찰하고 그를 토대로 사유를 발전시킨다.
소로우가 사랑한 월든 호수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한 책이었다. 또한 그의 간소하고 검소한 생활에 영감을 얻어, 잘 쓰지도 않는 많은 물건을 잔뜩 쌓아 두고, 쟁여 두는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가 전개하는 철학을 유유하게 즐기는 기쁨과, 필요 없는 물질이 넘쳐나는 자본주의 세상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그리고 우리 시대를 살며 가져야 하는 인사이트를 주는 책이었다. 아직, <월든>을 읽지 않았다면, 한 번 읽어 보시기를. 평소 진지한 사유를 즐긴다면, 유명세만큼 그렇게 어려운 책도 아니니, <월든>을 읽는 즐거움을 누려 보시기를 바란다.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