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별을 뿌리다
구보 미스미 지음, 이소담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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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오랜 친구를 잃고, 소중한 가족을 잃고, 정든 이웃을 잃는다면 그 상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리고 그 상실을 통과하는 사람의 마음이란 것은 어떤 것일까?
나도 나이에 비해서 상당히 많은 죽음과 이별을 경험했다. 어렸을 때 돌아가신 조부모님을 시작으로 내 곁의 많은 이들이 정을 주었다 떠나갔다. 때로는 죽음 때문에, 때로는 생이별을 겪으며, 때로는 그저 눈에서 멀어져서. 그들의 빈 자리가 가슴 아프고, 그들이 떠나간 직후가 가장 힘들었으며 이후로도 오랫동안 생각하게 되었다.
구보 미스미의 나오키상 수상작 <밤하늘에 별을 뿌리다>는 다양한 상실을 다루는 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가 그리는 상실은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아련했다. 내가 겪은 상실의 아픔이 아득하게 떠오르고, 이 소설이 그리는 슬픔과 애도의 과정에 쉽게 몰입하여 때로 눈물 흘리고, 종종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그리는 상실이 마냥 아프지만은 않았다. 모든 단편에 별의 테마가 나온다. 쌍둥이자리, , 남쪽 하늘의 안타레스 등. 반짝이는 별들의 등장은 이 이야기들을 아름다운 빛으로 물들였다. 별의 테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엮이고 맞물렸다. 등장인물들의 아픔이 별빛에 실려 반짝였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 그리는 상실은 처절한 슬픔이라기 보다는 아련한 애도이고 가슴을 저며오는 안타까움이다.
상실을 주제로 하고 별을 소재로 한 아름다운 소설집이다. 또한 몰입감 있는 단편집이고 페이지 터너인 소설이다. 상실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철학적인 소설이기도 하다. 나오키상 수상작으로 작품성도 인정받은 소설이지만, 충분히 대중적이기도 하며 흥미진진하다. 문학을 즐기는 사람, 특히 최근 상실을 경험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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