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니체를 읽는가

나는 왜 니체를 읽는가 (올컬러 에디션) - 세상을 다르게 보는 니체의 인생수업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송동윤 엮음, 강동호 그림 / 스타북스 / 2023년 5월

니체의 철학은 접근하기 조금 어렵다. 초인, 영원회귀 등 니체의 사상이 분명 매력적임에도 원문으로 읽기에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원문보다는 풀이나 해석이 곁들여진 책, 또는 특정 주제를 가지고 니체를 재해석한 책을 읽어왔다. 그러면서도 니체의 원문을 언젠가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런 내게 이 책은 안성맞춤이었다. 니체를 좋아하는 송동윤 작가는 니체의 철학서 원문 중에서 짧은 구절들을 골라서 이 책에 모아 두었다. 마치 잠언집처럼 니체를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저자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을 보라>, <즐거운 학문> 등 니체의 너무나 유명한 저서에서 많은 구절들을 발췌했다. 이 책들 모두 내 위시리스트에 있으나, 함부로 펼치기 힘든 것들이었다.
이 원문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기는 힘들지만, 송동윤 작가가 모은 단편적이지만 인상적인 잠언들은 읽을 수 있었다. 심지어 재미있었다. 저자는 말한다. 니체는 철학자라기보다는 예술가라고. 강동호 작가의 감각적인 그림과 함께 곁들여 읽는 니체는 정말 예술의 경지에 이른 사람으로 느껴졌다.

이 책으로 니체의 철학을 심도 깊게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니체를 피부로, 몸으로 느껴보는 것은 충분했다. 니체를 읽는 것이 이렇게 즐거울 수가 있다니. 심지어 원문인데. 니체를 예술로 변신시킨 놀라운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언젠가, 이 책에서 발췌된 책들을 원문으로 천천히 읽고 싶다. 아마도 이 책이 그 여정을 조금 더 쉽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철학 책이면서도 아닌 것 같은, 예술 서적인 듯하면서도 에세이 같기도 한, 독특하고 흥미로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