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 수채화로 그린 모네가 사랑한 꽃과 나무
박미나(미나뜨) 지음 / 시원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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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꾸는 예술가의 마음은 무엇일까. 그것도 춤추는 빛과 주위를 감싸고 있는 공기를 화폭에 담으려 했던 모네라면. 모네의 그림을 좋아했다. 그러나 모네가 지베르니란 곳에 환상적인 정원을 가꾸었다는 것은 몰랐다.
박미나 작가는 그 곳에 다녀왔다. 모네가 가꾼 지베르니의 정원을. 그리고 그 곳의 꽃과 나무를 수채 보태니컬로 재현해냈고, 그 옆에 모네가 한 말이나 모네의 지인이 모네에게 한 말, 모네에 대해서 한 말을 실었다. 영어 원문과 번역문 모두를.
모네는 그저 정원을 취미로 가꾸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는 꽃 달력을 썼다. 일 년 내내 꽃과 나무가 풍성하게 피어서 초록과 빨강, 노랑, 보라 등 색색의 아름다움이 끊이지 않게 하기 위해 애썼다. 꽃마다 개화 시기를 철저하게 계산해서 배치했으며, 같은 꽃이더라도 심는 시기를 달리 해서 항상 정원에 꽃이 피도록 했다. 연못을 만들고, 그 위에 좋아하는 다리를 놓고, 다리 위에서 종일 캔버스에 그림을 그렸다. 그야말로 그의 예술의 정수이자, 그가 만든, 그를 위한, 그가 사는 세계였다.



모네는 그 곳에서 행복했으리라. 색채에 대한 고민과 예술에 대한 고뇌가 그를 항상 둘러싸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박미나 작가는 그의 행복함을 이 책으로 고스란히 전했다. 그리고 그곳에 다녀온 작가 자신의 기쁨도 더불어.

색에 반해 그 색을 음미하는 동안 내겐 꽃의 이름도 나무의 이름도 의미가 없었다. 모든 것이 그저 자연이었고 나는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색의 간극을 오가며 하나하나 손끝에 물들이는 놀이와도 같은 시간을 보냈다.
(p. 193)


책 말미에는 박미나 작가가 지베르니 정원에서 찍어 온 사진을 실었다. 그의 그림도 좋았지만, 실제 사진을 보니 그 곳은 천상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모네의 그림 속에 나온 것만 같은, 어디서 본 것만 같은 연못과 수련의 사진. 예술가의 집 답게 핑크와 그린의 조화가 너무나 예쁜 아기자기한 집. 모네의 집 안에서 내려다보이는 정원 사진 등.



모네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그의 그림만으로는 부족하다. 지베르니 정원을 보아야 한다. 그곳에 그의 열정이 있고, 그의 예술이 녹아 있고 그이 삶의 정수가 담겨 있다. 박미나 작가 덕에 실컷 그 곳을 구경한 기분이다. 언젠가, 그 곳에 나도 찾아가서 아름다운 색과 빛을 눈에 담아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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