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들다 우는 밤 - 홀로 글을 찾고, 다듬고, 엮습니다
홍지애 지음 / 꿈꾸는인생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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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고 책 읽는 일을 좋아한다. 책에 대한 책이라면 그게 무엇인들 좋다. 독서 에세이, 서점인 에세이, 번역가의 책, 작가의 에세이, 출판 에세이, 출판 산업 관계자 인터뷰집, 독서법에 대한 책, 글 쓰는 법을 가르치는 책, 서평집, 문예지. 서점이나 작가가 배경인 소설에 이르기까지. 모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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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들다 우는 밤>은 그 중 출판 에세이쯤 되겠다. 홍지애 작가는 꿈꾸는인생이라는 1인 출판사 대표다. 그는 책을 많이 읽지도 못하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기억되는 것도 무언가 억울해 하지만, 책 만드는 일만큼은 뼛속 깊이 사랑한다.
그는 얼마 되지 않는 자본으로 작은 출판사를 차렸다. 5년 여 동안 출판사를 운영하며 겪은 이모저모를 이 책으로 썼다. 그 안에는 유명한 대형 출판사가 아니기에 겪어야 했던 설움이 꾹꾹 눌려 있고, 그의 울음이 담겨 있다. 한편 출판사 사업등록증을 품에 안고 돌아오던 날의 설렘과 첫 책이 교보문고에 입고되던 날, 달리 보이던 교보문고의 영롱한 모습, 그가 사랑에 빠진 꿈꾸는인생의 책들이 빛나고 있기도 했다.
나도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홍지애 작가의 에세이 사랑에 깊이 공감했다. 아무튼 시리즈를 보고 에세이에 빠진 점도 같다. 꿈꾸는인생에서는 고심 끝에 들 시리즈를 기획하여 선보이고 있다. 한 사람이 책 한 권 분량을 꽉 채워서 말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쓴 책. 이거라면 삼일 밤낮이라도 말할 수 있지. 같은 느낌이다. 그것이 연필이라면 그에게는 하나의 연필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연필들이 있을 것이고, 그래서 시리즈다. 그 중 사생활들은 내 독서 관리 앱 위시 리스트에 등록되어 있다.
서평단으로 오래 활동하다 보면,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책인데 너무 좋은 책이 있다. 작은 출판사에서 나온,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책인데 찬찬히 읽어보면 베스트셀러보다 나은 책도 많다. 그럴 때면 서평단 활동을 하는 보람을 참 많이 느낀다. 서평단을 하지 않았더라면 읽지 않았을, 나만 아는 보물을 찾은 느낌. 무언가 나 혼자만 알고 있고 싶을 정도로 아끼는 마음도 든다.
홍지애 작가는 꿈꾸는인생의 책이 읽어보면 참 좋은데, 많이 팔리지 않아 고민하고 슬퍼하다 못해 우기를 맞는다. 불시에 찾아오는 강렬한 울음을 겪어내며, 나 때문인 것 같아. 라는 생각에 괴로워한다. 이 좋은 글이 대형 출판사를 만났으면 잘 되었을 텐데.
하지만 잘된 일이 나 내 덕에 잘된 거라고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잘못된 일이 다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 또 다른 오만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홍지애 작가와 같은 생각을 했다. <책 만들다 우는 밤>이 참 좋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나만 알고 있고 싶지 않다. 서점마다 이 책이 눈에 잘 띄는 곳에 대대적으로 진열되어 많은 사람에게 가 닿기를 바래 본다. 그를 응원한다. 그의 인생이 꿈꾸는 것이 되고, 꿈꾸는인생 작가들의 꿈이 독자에게 전해지고, 꿈꾸는 독자들이 그의 책을 찾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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