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어반스케치를 하고 싶다면

백승기의 어반스케치
백승기 지음 / 성안당 / 2022년 11월

요즈음 어반스케치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자주 가는 도서관에도 도서관 건물이라거나, 거리 풍경이라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이라거나 등등을 그린 그림을 전시해두었다. 그곳에서 진행한 수업에서 그린 작품들인 것 같다. 지나가면서 꼭 시선을 줄 만큼 근사한 인테리어였다.

어반스케치가 인기가 있다 보니, 관련해서 많은 책이 나왔지만, <백승기의 어반스케치>는 그 중에서도 상당히 특별하다. 일단 물감의 채도가 낮다. 묵직한 느낌의 그림들이다. 어반스케치의 밑그림은 대부분 펜으로 하는데, 여기서는 나무젓가락을 뾰족하게 깎아서 먹물을 찍어서 그린다. 펜을 의도적으로 눕히지 않는다면 일정한 굵기로, 일정한 진하기로 나오는 펜은 이 책에서 쓰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그림이 상당히 느낌이 있고 개성이 강하다. 동양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책의 말미에 나오는 유럽 풍경도 이 도구로 멋지게 소화된다.

앞부분에는 도구 소개와 어반스케치의 팁도 충분히 실려 있다. 하늘 및 나무, 사람들, 탈 것 등 어반스케치를 하다 보면 필수적으로 마주치는 대상들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의 상당히 많은 부분은 한옥 등 한국적인 풍경을 그리는 데 할애되어 있다. 먹과 나무젓가락으로 그린 밑그림이 찰떡처럼 잘 어울린다. 어반스케치인데 동양화 같은 느낌도 살짝 있다. 이어서 우리나라의 골목 골목들과 유럽의 풍경으로 진행되는데, 그림이 특색 있으면서 매력이 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색다른 어반스케치를 소개한 책이다. 다소 낯설 수 있는 나무젓가락 펜을 다루는 법도 자세히 나와 있어, 그림에 관심이 있다면 따라 해 볼 만 하다. 새로운 도전과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