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레터 - 좋은 이별을 위해 보내는 편지
이와이 슌지 지음, 권남희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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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겡끼데스까.” 설원을 배경으로 한 여자가 애타게 외치고 있는 장면. 영화 <러브레터>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이것이 전부였다. 굉장한 인기를 자랑하던 영화였으나, 당시 나는 영화를 잘 보지 못했다.

때로는 인터넷이 없었던 90년대가 더 낭만적이고 좋은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좀 불편하고 때로는 느리기는 해도. 영화 <러브레터>의 원작소설인 이 책은 그 시절이 배경이다. 후지이 이츠키와 히로코가 펜팔처럼 서로 주고 받는 편지가 감성을 돋우고, 도서관 대출 카드에 이름을 적어 넣거나 낙서를 하는 또 한 명의 후지이 이츠키의 모습에서 추억이 돋는다.
연인이었던 후지이 이츠키를 설원에서 사고로 잃은 히로코는, 어느 날 후지이 이츠키의 졸업 앨범에서 그의 중학 시절 주소를 찾아, 그 곳으로 편지를 띄운다. 사실 그 곳은 이미 헐리고 도로가 되었다는데, 며칠 후 후지이 이츠키에게서 답장이 온다. 이것은 무엇일까. 받을 사람이 없는 편지를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답장이 와 버렸다. 히로코는 충동적으로 그 편지를 보낸 후지이 이츠키에게 다시 답장을 보낸다. 그리고 이들의 편지는 오랫동안 이어진다.
어쩌면 히로코는 후지이 이츠키를 마음 속에서 보내주기 위해, 잘 이별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편지를 썼는지도 모른다. 때로는 중학 시절의 후지이 이츠키에 대해 알아보고 싶기도 하고, 진상을 밝혀내고 싶기도 했지만. 히로코는 그를 잊기 위해 그렇게 편지를 쓰고, 후지이 이츠키를 잃은 설산에 찾아갔는지도 모른다.
영화의 유명한 장면. “오겡끼데스까에서 그만 울먹이게 되었다. 히로코의 먹먹한 마음이 느껴졌다. 아주 오래된 영화의 원작 소설임에도, 지금도 충분히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이다. 아주 오랜만에 개정판이 나와서, 읽을 기회가 내게도 주어져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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