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기도 불안하기도 - 회사 밖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가희 지음 / 찌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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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의 삶의 좋은 점이라면,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화요일 낮에 하는 독서 모임에도 갈 수 있고, 금요일 오전에 하는 강의에도 갈 수 있다. 단점이라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 언제 일이 생길 지 알지 못하기도 하다. 선약을 잡아 놓았는데, 급한 일이 생기면 그것처럼 난감한 일이 없다. 자유롭기는 하지만, 일에 매이기도 한다.
이가희 작가는 좀 더 주체적인 프리랜서로 보인다. 직접 스타트업을 차리기도 했고, 유튜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1세대 북튜버다. 시간을 자기 뜻대로 운용할 수 있으면서도, 일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유인이라고 할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고, 분투하고, 내가 책임을 지는 일말의 모든 과정을 사랑합니다. 물론 돈을 버는 일은 대개 고되고 뜻대로 되지 않지만, 내가 하겠다고 결심한 이상 누구도 탓할 수 없는 오롯이 내 일임을 좋아합니다.
(p. 13)


그가 하는 일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앱을 기획해서 런칭 했으나, 그 앱은 성공하지 못하고, 앱을 알리고자 시작한 책읽찌라라는 북튜버가 잘 되었다. 그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열린 옆길을 선택했고, 성과를 보았다. 인터뷰도 하고, 출판사에서 책 광고를 맡기도 했다.
계속해서 잘 된 것은 아니었지만. 후속 주자들이 나오고, 우후죽순 북튜버가 생기면서, 미미한 조회수와 구독자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는다. 지구력이 있기도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는 즐거움을 알기 때문인 듯 하다.

프리랜서의 유일한 장점이라면, 하고 싶은 건 다 해도 됩니다. 그게 비록 아주 미미한 파동에 지나지 않더라도요.
(p. 255)


<
자유롭기도 불안하기도>는 이가희 작가가 출판사의 문을 여기 저기 두드려보다가, 결국 자비 출판했다. 책을 끝까지 다 읽어본 느낌으로는 상당히 그답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해보자. 역시다.
누구나 프리랜서의 삶을 살기는 어렵다. 안정적인 직장과 수입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자라나는 아이가 있다거나.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거나.
그러나 이가희 작가의 프리랜서 10년 생존기를 읽고 나면, 그들의 고뇌와 달콤함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이라는 산출물을 만들어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보다 더 값진 것은 나와 대화하고, 나를 이해하는 행위였다.
(p. 176)


프리랜서로서의 그의 삶의 일환으로 출판된 이 책이 그의 열정과 좌절을 오롯이 담아낸 것 같아서 좋았다. 그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면서 살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러길 원하는 사람 모두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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