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연대
수잔 글래스펠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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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삶은 고되다. 특히 여성의 지위가 낮았던 시절의 농촌이라면 더더욱. 그리고 같은 처지에 있지 않더라도, 여성끼리는 은밀한 연대감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그들이 느껴야하고 당해야했던 일을 같은 여성이라면 짐작할 수 있다.

나도 여성의 비율이 상당히 낮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다른 여성 직원들에게 연대감이랄까, 응원하는 마음이랄까 같은 것들을 느끼곤 했다. 그리고 그 느낌은 여성의 비율이 낮은 다른 분야에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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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연대>는 존 호색 살인사건이라는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존 호색이 살해되자,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시달리던 부인 마가렛이 혐의자가 되었던 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마가렛이 견뎌내야 했던 폭력과 농부의 아내로서의 고단하고 폐쇄적인 삶이 조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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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연대>의 주인공 마사는 친구 미니 포스터의 집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보안관의 아내의 요청으로 그 집에 함께 방문하게 된다. 죽은 사람은 미니 포스터의 남편. 로프로 목이 졸려서 죽었으나, 옆 자리에서 자던 미니 포스터는 깨지 않았다고 한다.
남자 주인공들의 여성 비하, 혐오 발언이 잇달아 이이지고, 마사는 미니 포스터가 결혼하기 전 성가대에서 얼마나 빛나는 모습으로 노래를 불렀는지 회상한다. 그리고 결혼 후 얼마나 생기를 잃고 초췌한 모습인지도. 또한 미니의 남편 존 라이트가 얼마나 끔찍한 사람이었는지. 심지어 마사는 존 라이트 옆에 있기 싫어서 옆 집에 살면서도 오랫동안 친구인 미니를 보러 오지 못할 정도였다.
보안관과 검사 일행은 집을 조사하며 미니 포스터가 살인범이라는 증거를 찾으려 애쓰고, 보안관의 아내와 마사는 그들대로 미니에게 전해줄 옷가지, 하다 만 퀼트 작품 등을 챙긴다.
보안관의 아내와 미니 포스터, 마사 헤일. 세 명의 여자들 사이에 피어나는 연대감. 그것은 서로 처지는 다르더라도 서로를 너무도 깊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서로의 끔찍한 현실이 너무나 잘 눈에 띄였기 때문일수도.
영한 대역의 단편 소설로 출판된 이 책은, 상당히 짧은 분량이지만 당시의 여성의 자리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영한 대역으로 되어 있어 쉽게 원문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 달에 한 편 단편 소설을 영한대역으로 선보이는 월간 내로라 시리즈. 깊이있는 작품도 읽을 수 있고 영어 공부도 되는 유용한 시리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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